고가 수입 브랜드 전기차 제외, 중국산 전기차 혜택 집중
배터리 스와프 모델은 보조금 상한가 제한 없어
테슬라 가격 인하 여부 관심 집중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 정부의 전기차 산업 지원을 위한 새로운 밑그림이 공개됐다. 원래 올해로 종료 계획이었던 전기차 보조금을 2022년까지 연장 지급하고, 전기차 배터리 스와핑 사업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중국 재정부, 공업정보화부, 과학기술부 등은 23일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지칭하는 신에너지차(NEV) 보조금 지급 방안을 발표했다. 2020~2022년 3년 동안 신에너지차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보조금 지급 규모는 해마다 단계적으로 전년도 대비 10,20,30% 삭감하기로 했다.
◆ 공공교통 전기차는 보조금 더 많이 오래, 배터리 스와프 지원
지급 대상은 판매가 30만 위안(약 5300만원) 이하 차량으로 제한해 중국 전기차 기업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도록 했다.보조금 지금 차량 규모도 연간 200만대로 제한했다.
다만, 신에너지차 보급 확대를 위해 공공 기관과 대중교통 차량에 대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별도의 규정을 마련했다. 택시, 버스, 우편택배 등 분야의 전기차는 올해 보조금이 삭감되지 않으며, 2021년과 2022년 각각 전년 대비 10,20% 삭감한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번 방안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이슈는 '전기 배터리 스와프((Battery Swap)'에 대한 지원 방침이다. 배터리 스와프 자동차 모델은 판매가에 상관없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배터리 스와핑이란 배터리 교환 충전 서비스를 가리킨다. 전기차의 배터리에 직접 충전하는 방식이 아닌, 지정 스와프 스테이션에서 방전된 배터리팩을 충전이 완료된 것과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외국에선 전기 오토바이 업계에서 배터리 스와핑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충전을 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번 신에너지 차량 보조금 지급 연장 방안은 23일부터 시행되며, 7월 22일까지 시행 유예기간을 거치게 된다.
정부의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연장 방안이 발표되자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업무 재개에 나섰던 관련 업계는 일제히 환호했다.베이징자동차 신에너지차 책임자는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신 보조금 정책은 예상치 못한 큰 호재다. 원래 보조금 중단을 전제로 올해 전략을 수립했었다"라며 "이번 조치는 중국 전기차 산업 발전은 물론 소비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 최대 수혜자 '웨이라이', 테슬라 가격 인하 관심
웨이라이자동차의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
전기차 보조금 연장 방안이 발표된 후 중국 전기차 제조사 웨이라이자동차(蔚來汽車)와 미국 테슬라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웨이라이는 신 방안의 최대 수혜자로 점쳐지고 있고, 테슬라는 가격 인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웨이라이 자동차는 2014년 텐센트, 징둥 창업자 류창둥, 샤오미 레이쥔이 이끄는 순웨이캐피탈 등 중국 대형 자본이 대거 투입돼 설립된 중국 전기차 '유망주'였다. 그러나 영업손실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성장성을 의심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보조금 연장 방안으로 웨이라이가 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낙관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만 위안 이하 제품으로 보조금 혜택을 볼 수 있고, 배터리 스와프 지원 방침으로 신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웨이라이자동차는 2019년 8월 배터리 스왑 전략 강화 방침을 수립하고, 스와핑 스테이션 구축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해왔다. 웨이라이는 현재 중국 51개 도시와 7개 고속도로에 123개의 배터리 스와프 스테이션을 구축했다. 현재까지 웨이라이 스와프 스테이션에서 배터리를 교환한 차주는 37만 명(누적집계)에 달하고, 이용 차량 대수는 1만6000대에 달한다. 중국 전체 배터리 스와프 시장에서 웨이라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48.7%에 이른다.
판매가가 각각 35만8000만 위안과 46만8000만 위안으로 책정된 웨이라이차의 ES6과 ES8 차량도 배터리 스와프 모델이라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반면, 웨이라이의 성장을 억누르는 강력한 경쟁자였던 테슬라는 전략적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판매가 32만 위안 수준의 테슬라의 모델3가 보조금 대상에 편입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판매가가 50만~150만 위안 사이에 책정된 BMW, 아우디, 볼보, 벤츠 등 대다수 유명 외국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는 판매가 상한 규제로 인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