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비축유 축적 의회 승인 못 받자 방향 선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략비축유(SPR) 저장시설을 자국 에너지 기업들에 임대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미국 에너지부는 코로나19(COVID-19)발 유가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300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매입해 SPR로 저장하려 했으나 의회가 매입 예산을 승인하지 않아 이를 철회했다.
통신은 행정부의 저장시설 임대 계획은 당초 매입 시도가 취소된 데 따른 것이라며, 관련 발표가 이르면 4월 1일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새로운 계획은 미국 내 공급과잉 문제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미국의 SPR 여유 저장 공간분은 7700만배럴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 전체가 나흘 동안 사용하는 규모에 조금 못 미친다. 현재 텍사스주(州)와 루이지애나주 연안에 약 6350만배럴의 SPR이 저장돼 있다. 오클라호마주 쿠싱에 있는 미국의 주요 상업용 원유저장 시설은 재고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유가는 3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석유 전쟁으로 폭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3월 한 달간 54% 급락해 역사상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한편, 댄 브룰렛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다른 주요 원유 생산국과 소비국이 참여하는 논의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샤일린 하인스 미국 에너지부 대변인은 양국 장관은 세계 경제의 전례없는 혼란기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을 거치는 방법 등을 통해 주요 에너지 수출국과 수입국 간의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주(州) 미드랜드 인근에 위치한 퍼미안 분지에서 원유 펌프가 작동하는 모습. 2017.03.05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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