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오면서 대작 제작 줄줄이 중단
극장가 대체하던 OTT 제작상황도 암울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에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세계 1위 영화시장인 할리우드까지 와르르 무너졌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000명을 넘어섰다. 존스홉킨스대학도 이날 오전 기준 현지 확진자수를 5145명으로 집계했다.
이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스타들도 있다. 톰 행크스와 그의 아내 리타 윌슨을 비롯해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본드걸 올가 쿠릴렌코도, '토르'의 이드리스 엘바, '왕좌의 게임'의 크리스토퍼 히뷰, '겨울왕국2'의 레이첼 매튜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배우 톰 행크스(왼쪽부터), 올가 쿠릴렌코도, 크리스토퍼 히뷰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배우들의 확진 판정은 곧 작품의 제작 중단으로 이어졌다. 톰 행크스는 워너브러더스의 새 영화 사전제작을 위해 호주에 머물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자연스레 촬영은 올스톱됐다.
이후 워너브러더스는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부터 배우, 스태프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내부 확진자가 없는 작품도 촬영을 멈췄다. 1월부터 영국에서 진행 중이던 '더 배트맨' 촬영을 2주 연기했고, 독일에서 찍고 있는 '매트릭스4', 16일 크랭크인할 예정이던 '신비한 동물사전3' 촬영을 중단했다.
월트디즈니는 더 빨리 움직였다. 이들은 앞선 14일 공식 성명을 내고 실사 영화 제작 중단을 고지했다. 제동이 걸린 작품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크랭크인한 '더 라스트 듀얼'을 포함해 '나이트메어 앨리'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 '피터팬과 웬디' '인어공주' 등이다.
2월 영국에서 촬영을 시작한 유니버설픽쳐스의 '쥬라기 월드:도미니언'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촬영을 미뤘다. 파라마운트픽처스는 이탈리아에서 3주간 진행하기로 한 '미션임파서블7' 촬영을 멈췄고, 이십세기폭스는 '아바타' 속편의 뉴질랜드 촬영을 무기한 연기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리걸시네마가 코로나19로 폐쇄됐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개봉 일정에 차질이 생긴 건 꽤 오래전 일이다. 지금까지 '007 노 타임 투 다이'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 '피터래빗2' '콰이어트 플레이스2' '뮬란' '뉴 뮤턴트' '앤틀러스' '블랙위도우' 등이 코로나19로 개봉일을 변경했다. 현재 미국 극장 체인들이 영화관을 잠정 폐쇄한 만큼 개봉을 미루는 작품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같은 상황은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영화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우려가 크다. 한 관계자는 "정말 전례 없는 셧다운"이라며 "이번 제작 중단, 개봉 연기로 국내외 할 것 없이 영화산업의 재정적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코로나19가 진정돼도 개봉이 미뤄진 영화들의 새 개봉일, 제작 중단으로 놓치게 될 시즌 대체작 등을 놓고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할리우드 코로나 여파로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극장 대신 각광 받던 OTT 시리즈의 제작에도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의 기대작 '위쳐2'는 크리스토퍼 히뷰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촬영을 멈췄고, 8월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할 예정이던 마블의 '팔콘&윈터솔져'도 제작이 중단됐다. 아마존은 '반지의 제왕'을 포함한 모든 오리지널 시리즈 생산을 미룬 상황이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