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학부모들 발등에 불..."정보 없어 답답하다"
예체능 입시 학생들 "실기 준비 시간 줄어"
[서울=뉴스핌] 이학준 한태희 임성봉 기자 =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사상 첫 4월 개학이 결정되면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부는 수능 일정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만 했으나 이미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교육부는 17일 전국 학교 개학을 4월 6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수능 연기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 했으나 개학이 한 달 정도 연기된 만큼 수능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2021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0대입 정시지원 전략설명회에서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대입 자료집을 살펴보고 있다. 2019.12.05 dlsgur9757@newspim.com |
박모(19) 군은 "대학들이 입학일을 조정하지 않는 이상 수험생 입장에서는 굉장히 촉박하게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며 "당장 수능 이후 논술이나 면접 등을 준비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1년 계획을 짰는데 선생님과 상의해 다시 짜야할 것 같다"며 "대입 준비 시작부터 이렇게 꼬이다 보니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학부모들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김모(51) 씨는 "학부모들끼리 대입 준비 문제로 자주 만나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 대학들이 일정을 어떻게 바꿀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대입 일정이 일시적으로 크게 변동됐던 선례도 없어 참고할 정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원에 문의하고 있는데 학원에서도 똑 부러지는 대응을 잘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그동안 열심히 공부했던 아이가 이번 문제로 제 실력 발휘하지 못할까 걱정이 많다"고 했다.
체대, 미대 등 예체능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도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예체능의 경우 수능 이후 치러질 실기시험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데, 수능이 미뤄지면 실기시험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대 진학을 준비 중인 이모(19) 군은 "미대 입시는 수능이 끝난 후 실기가 차례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원에서 실기를 바짝 준비해야 한다"며 "수능이 연기된다는 것은 실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수생은 실기 경험이 한 번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며 "우리(고등학교 3학년)는 수능 후 바로 실기를 준비하게 돼 아무래도 불리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시전형에 집중하는 일부 학생들은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김모(19) 군은 "수능이 연기될 경우 재수생이 들어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큰 감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수능이 연기되는 게 공부시간 확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논술 등 수시전형에 집중하고 있는 일부 학생들은 반대로 수능 연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개학은 연기된 반면 수능 일정이 조정되지 않을 경우 그만큼 수시전형을 준비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3학년생 자녀를 둔 신모(49) 씨는 "아이가 수시를 준비 중인데, 개학 연기로 방학은 짧아지고 수능 일정이 그대로라면 수시 준비를 할 시간도 짧아진다"며 "(수시) 준비할 시간을 위해서라도 수능은 연기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개학 연기로 중간고사가 없어지거나 기말고사도 늦춰지면 내신 평가 때 문제가 생긴다"며 "수능 연기로 아이들이 힘들 수 있지만 모든 학생이 마찬가지다. 형평성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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