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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하로 DLF 손실 확대···하나·우리은행 4500억 판매

기사입력 : 2020년03월16일 16:16

최종수정 : 2020년03월16일 16:20

미국 '0% 금리'에 금융시장 충격
기초자산인 CMS 금리 산출도 중단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금리인하 영향으로 미국·영국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추가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기존 만기도래 상품의 수익률 확정도 어려워 투자자들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상품을 판매한 하나·우리은행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 미국 '0% 금리'에 금리연계 DLF 손실 확대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판매한 미국·영국 금리연계 DLF 규모는 약 4500억원에 달한다. 해당 DLF는 각각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5년물 및 영국 CMS 7년물 금리와 연계된 상품들로, 가입일 대비 금리가 약 40% 넘게 하락하면 원금 손실을 입게 된다. 이미 2월말 기준 수익률이 마이너스 50%를 넘어선 상태로, 앞으로 금리 추이에 따라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지난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독일 금리연계 DLF와 같은 구조다.

CMS는 국채금리와 연동돼 움직이는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형(팬데믹)으로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를 가속화하면서 DLF 투자자들의 손실은 더욱 커지게 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은 기준금리를 0.0~0.25%로 100bp(1bp=0.01%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지난 11일에는 영국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0.25%로 내렸다. 미국 5년물 국채금리는 지난해 말 1.68%에서 16일 0.45%까지 하락한 상태다.

16일 기준, 지난 1년간 미국 5년물 국채금리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2020.03.16 bjgchina@newspim.com

아직 만기도래하지 않은 DLF 규모는 하나은행 2500억원, 우리은행 1400억원 정도로, 오는 9월까지 만기 시점이 나뉜다. 앞서 독일 DLF와 라임펀드 등으로 논란이 됐던 하나·우리은행 입장에선 고객들의 손실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담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파격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내리면서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라며 "결국 글로벌 금리연계 DLF 상품 손실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코로나 영향에 만기도래 DLF 평가도 지연

또 다른 문제는 이미 만기도래한 DLF의 수익률 평가도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CMS 금리를 산정하는 뉴욕 인터컨티넨탈거래소(ICE)는 2월 27일 이후 금리 고시를 중단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일정 거래량을 채울 정도의 주문(호가)이 없다는 이유다.

결국 28일 이후 만기도래하는 DLF의 경우 8거래일을 기다린 다음, 시장금리를 적용해 수익률을 평가하고 있다. 금리하락 추세에서 평가일이 지연되면 그만큼 고객 손실도 커질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CMS금리를 산출하기 어려울 정도로 글로벌 시장 유동성이 줄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존 만기도래 상품이 금리 산출 지연에 따른 가격 하락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다, 은행 입장에서 대응할 수단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황 실장은 "결국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익자총회를 열어 대응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미국영국 DLF 손실이 은행들에 대한 추가제재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등을 근거로 DLF를 판매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CEO 중징계 등 제재를 시행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순히 고객이 손실을 입는다고 은행을 제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합성 의무, 설명의무 등에 따라 이미 해당 은행들을 제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bjgchi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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