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주민들에게 체제 우월성 강조하며 긴장감 높이려는 것"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보건·의료체계가 열악한 북한이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없다'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대로 북한은 남측의 확진자 수 증가 추이를 알리는 데에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체제 선전전에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남조선에서 감염자 8162명, 사망자 75명'이라는 기사를 통해 "남조선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자가 8162명으로 늘어났다"며 전날 중앙방역대책본부의 발표 내용을 전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지난 15일 '경이적인 현실과 비결, 오늘까지 우리나라에는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의 홍보 영상을 소개했다.[사진=조선의 오늘 캡처] 2020.03.16 noh@newspim.com |
신문은 최근 남한 사회에서의 코로나19 감염자·사망자 수 변동과 관련해 꾸준하게 관심을 보이며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월21일 남조선에서 첫 사망자 발생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것을 기점으로는 매일 신문 6면 일부를 할애해 보도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지난달 2일 송인범 보건성 국장이 조선중앙TV와의 인터뷰에서 북측 내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뒤 현재까지 '코로나19 청정국'임을 주장하고 있다.
신문은 이날도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졌다는 높은 자각을 안고'라는 기사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이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해 마음의 탕개(긴장)를 늦추는 현상이 절대로 나타나지 않도록 해설선전과 교양사업의 도수를 계속 높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 '발병설'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모양새다. 그간 중국과의 활발한 교류, 방역용품 부족 현상 등에 근거해 확진자가 없을 수 없다는 관측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기자들과 가진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은 폐쇄된 국가"라며 "우리는 (북한에서) 발병사례가 있다고 단호히 말할 수 없지만 꽤 확신한다"며 미국도 북한의 코로나19 발병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사진은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의 오춘복 보건상 인터뷰 일부.[사진=조선의 오늘 캡처] 2020.03.16 noh@newspim.com |
◆ 전문가 "北, 주민들에게 체제 우월성 강조하며 긴장감 높이려 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한의 코로나19 발병 사실만 기민하게 알리는 행보를 두고 '체제 우월성'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노동신문이라는 틀 속에서 코로나19를 다룰 때 비교적 자신들은 안전하다는 걸 강조하려하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동시에 (사회주의라는) 체제 우위도 강조하고 주민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긴장감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대북전문가도 "북한 매체가 남조선의 코로나19 상황을 사실상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이는 최고영도자 때문에 북조선에선 발병하지 않았다는 걸 선전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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