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아마존·스타벅스 광장 인적 찾을 길 없어
텅빈 베네치아, 로마 관광지… 안에 갇힌 시민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지구촌 풍경을 바꾸고 있다. 미국 북서부 최대 도시이자 스타벅스·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워싱턴주 시애틀은 유령도시로 전락했으며, 이탈리아 베네치아 관광명소 역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을 뿐 아니라 시민들이 집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마련된 손 씻는 곳. 그 뒤로 방문객들이 보인다. 2020.03.09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9일 월요일 오전, 시애틀 중심부에 위치한 아마존 애견 공원에는 사람이 없었다. 아마존 본사 인근에 위치한 이 공원에는 출근 전 강아지와 함께 조깅을 즐기거나 원반 던지기 놀이를 하는 직원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강아지 대리 산책을 하는 케리 루시그난 씨는 인터뷰를 요청한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마치 유령도시 같다며 "공원에는 나 밖에 없었다. 마치 세상에 종말이 온 듯(apocalyptic)하다"고 표현했다.
아마존 본사 직원들이 지난주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워싱턴주는 미국 내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으로 누적 확진자수는 335명, 사망자는 30명에 육박한다. 수십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한 장기 요양원 시설은 시애틀에서 동쪽으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커크랜드에 있어 시민들은 불필요한 외출은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의 본사도 시애틀 인근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데 수천명의 직원들이 재택근무에 나서면서 인근 상권은 셔터를 내렸다. 휴교령으로 길거리에는 학생들이 자취를 감췄고 각종 컨퍼런스와 행사도 취소됐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주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이달 말까지 일부 카운티들에 대해 250명 이상 모이는 행사 개최를 금지시켰다.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시애틀의 관광명소인 재래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는 여전히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한 생선 가게 직원은 최근 10일간 풍경은 예전같지 않다며 "우리 가게는 식당들에 생선을 파는 데 팔리지 않고 있다. 다른 주로 배송하는 건도 급격히 줄었다"고 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이탈리아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로마 상징인 콜로세움 인근 도로에 적막이 감돌고 있다. 2020.03.10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탈리아 베네치아도 조용한 것은 마찬가지다. 정부가 약국, 식료품점을 제외하고 전국 휴업·봉쇄령이라는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신규 확진자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밀라노에 직장을 둔 45세 페리고 포스카리 씨는 베네치아에서 출퇴근을 한다. 그는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4년동안 273㎞ 떨어진 두 도시를 열차로 통근했지만 식당에 손님은 자신 혼자뿐인 경험은 처음해봤다고 말했다.
포스카리 씨는 지난 9일 밤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재택근무할 것을 권고했고 식료품 구입 등 필요할 경우에만 집밖을 나오라고 한 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급격히 커졌다고 했다.
11일까지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만2462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도 827명으로 증가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