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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우의 외계인 수첩]'수퍼맨' 의사 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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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삶'이라는 글자를 해체하면 ㅅㆍㅏ ㆍㄹ ㅏㆍㅁ 이 된다. 사람이 문명을 연다. 사람이 문화를 빚고 오롯이 역사가 된다. 그래서 미래를 위해 사람을 관찰하고, 사람을 알처럼 품는 것이다. 

국가대표급 크리에이터로 통하는 오치우 빅브라더스 대표가 글로벌뉴스통신사 뉴스핌을 통해 '외계인채집'이라는 생경한 이름으로 주 1회 인터뷰를 연재한다. 문화계를 비롯한 각계각층과의 세밀하고 주관적인 만남 속에서 지구 곳곳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매력 넘치고 독특한 인간 모습들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오 대표는 소설 목민심서 250만부 판매전략 [사람을 좋아하는 책] 캠페인, 실패상황 정복전략 [프로는 실패로 배운다], 최초의 중소기업 채용전략 기획, 청바지 점핑 프로모션전략, 중저가 다이아몬드 특화판매전략 등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달며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획으로 광고·카피라이터 업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오치우 빅브라더스 대표

손에 피 묻히고 사는 사람! 박정일. 그는 조폭이 아니고, 군인도 아니다. 그렇다고 도살장에 근무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가 속칭 칼잡이인 것은 맞지만 직장은 병원이다. 신사역 인근 자리잡은 '네오 성형외과의원'이 그의 직장이다. 

소위 미래를 본다는 사람들은 그에게서 피냄새를 맡는다. "알 수없는 일이지만 보자마자 '손에 피 묻히고 사는 팔자'라고 한 눈에 알아보니 천직인가 봅니다. 원래 주특기가 칼 잘쓰고 바느질이거든요."

중학교 때까지 친구들 찢어진 책가방, 운동화, 교복 등을 수선해주던 재주가 있었다. "아예 고등학교 시험보지말고  수선점을 동업하자"는 친구도 있을 정도였다. 

공부도 지겨운데 그래 버릴까 생각도 했다. 그럴때 마다 "옆동네 신격호 집안을 생각해라. 돈 버는데 1등집안 신씨네, 머리좋은 일등집안 박씨네. 절대로 잊으면 안된데이"라고 말씀하시는 동네어른들의 강압적 응원을 떠올리곤 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신격호씨가 일본가서 '돈 잘 번다'였지 지금처럼 큰 재벌이 되리라곤 아무도 상상할 수 없던시절 이었다.

''그후  어머니의 그 뜻이 이루어졌죠. 육사간 둘째형도 서울대를 다시 나와 나를 제외한 모두가 서울대를 출신이고, 큰 형은 미국에서 천재로 인정받아 일등기업 '다우케미컬' 수석연구원이 됐고, 두 아들은 하버드를 졸업했습니다. 게다가 하버드 출신 며느리 둘을 합쳐 명실공히 '하버드 훼미리'가 됐으니까요"

네오성형외과 박정일 원장. [네외성형외과 제공]

"특히 둘째형은 육사, 서울대를 졸업하고 당시 잘나가던 '하나회'를  제쳐가며 장군이 됐고, 저도 어머니의 뜻대로 의사가 됐죠." 어쨌든, 옆 마을 출신 돈잘버는 '신씨네'에 대응해 천재집안 '박씨네'도 나름 진영을 갖춘 셈이다. 

"어머니 계획에 크게 빗나감이 없었지만, 제가 존스 홉킨스 의사가 아니라 부산대 나와서 백병원의사 된 것이 나름 아쉬움이었지요." 의사된 지 34년,  그 아쉬움을 메꾸기 위해 그는 목숨걸고 의사로 살아냈다. 

당시 '전설의 칼잡이'로 명성을 날리던 백병원 성형외과 백세민교수 치프로 더구나 남들이 일년하는 '눈물의 치프'를 3년동안 했다는건 거의 '곰이 쑥을 먹고 사람이 됐다'는 정도로 의료계 신화다.

백 교수는 36살 미국에서 '서전 오브 이어'라는 외과의사 최고의 상을 받았다. 그가 백병원에 뿌리를 내린 건 정말 '강림' 수준. 명성에 걸맞게 '괴팍의 도'를 가늠할 수 없는 그 곁에서 일년이 아닌 3년 동안 치프를 거친 박정일 또한 수퍼맨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에 열시간도 채 못잔채 응급실 콜을 받으면 묻지 않고 본능적으로 달려나가는 '콜번개'로 사는 동안 '번개 1호'라는 별명을 얻었죠." 숨은그림찾기, 조각그림 찾기의 달인이 됐다. 대형사고 현장에서 실려온 환자의 환부는 원형을 예측하기 어려워 뛰어난 상상력과 고도의 관찰력이 요구된다. 

네오성형외과 박정일 원장. [네외성형외과 제공]

초인적인 인내는 기본이고 보도블럭이나 전봇대 빼고는 뭐든지 삼킬 수 있는 비윗살, 철인보다 강력한 체력이 요구되던 그 시절. 박정일은 인쇄절단기에 두번 절단된 환자의 손가락 스무조각을 잇기 시작해 2박 3일 수술을 하고 나서 갑자기 마라톤이 하고 싶어졌다. 

물론, 그때 시작한 마라톤이 이제는 '철인 3종경기'라는 습관으로 고정화됐다. 의사된 지 13년만에 개원을 시작해 현재까지 30여년을 늘은 것이 많았다. "식구도 늘고, 팽팽하던 얼굴도 중력과 싸움에 늘어졌고, 배도 늘었고, 마라톤도 늘었고, 수영도 늘고, 자전거실력도 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늘은 건 '궁예' 수준의 관심법과 중국어 실력이다. '딱 보면 아는 관심법'은 현상이 아니라 마음의 흐름을 읽는 기술이다.

''쌍거플 수술을 왜 하는지, 안면거상을 해서 누구를 턱들고 내려다보고 싶은지, 코를 바짝 세워서 누구 코를 납짝하게 누르고 싶은지, 여자를 읽는 실력이 많이 늘었지요.''

게다가 고대사 역사공부를 위해 방통대 입학해 배웠던 중국어는 중국 '닝샤성 제1인민병원'의 객좌교수로 활동할 정도로 늘었다. 

네오성형외과 박정일 원장. [네외성형외과 제공]

"고대사 공부를 하려고 한문을 배우다 중국사와 언어공부를 하게 됐는데, 성형바람이 부는 덕에 역사가 아니라 중국에서 성형을 가르치게 됐네요. 세상 참 뜻대로 안되요."

가르치기보다는 배우는 걸 좋아하는 그는 역사와 바둑, 마라톤, 수영, 스쿠바, 등산, 야생화촬영, 테니스를 거쳐 이제는 철인3종 경기에 빠져들었다. 

"의사로서 집중하지만 그 집중을 위한 여러가지 스킬이 필요하다고 봐요. 상상력이 배가되는 일, 관찰력을 훈련할 수 있는 놀이, 창의력과 순발력을 강화하는 습관과 철인같은 인내, 체력을 제고할 수 있는 운동능력 등이 완벽한 의사를 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아직도 의사가 '수퍼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수퍼맨'이 되어야 환자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 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능력이 있어야 환자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지요. 얄팍한 지식으로 절박한 환자 하소연을 맡는 일은 의사가 할 일이 아니지요. 올림픽도로 공사장에서 발등부터 짓이겨지고 발가락이 떨어져 들이닥친 환자의 복원수술을 12시간만에 끝냈을 때, 수퍼맨이 된 보람을 느꼈지요. 나중에 그 환자가 불시에 찾아와 악수할 때 얼마나 눈물나는지 아십니까?"

그가 칠남매 중 유일하게 엘리트 수준을 유지못한 열등감을 해소할 때가 바로 이 순간이다. 이 짧은 순간에만 서울대 컴플렉스를 잊고 수퍼맨이 된다.

네오성형외과 박정일 원장. [네외성형외과 제공]

"진짜가? 니가 다 살렸나?" 형제들 모임에 막내로 참여해 티안나는 심부름만 하던 어느날, 심각하게 지각을 하고 긴 변명을 늘어놓았는다. "제가요, 게으름 피운게 아이고, 수술방에 들어가 열두시간 수술을 했그등요, 우쨌든 열 손가락 싹 다 살리가 꿰메고 오느라 이래 됐뿐는데 우짜지요!"

그 말이 떨어지자 이구동성으로 "진짜가? 네가 다 살맀나?" 물음이 이어졌고 "다 살리놓고 왔심더!"라는 말에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며 "막내가 부모님 마지막 정기를 다 안고 나온게 확실 한기라!"

비로소 열등감의 터널에서 온전히 탈출 때다. 칠남매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지독한 질병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경상도 산골마을에서 롯데 신격호 집안 신씨네와 세를 겨루던 박씨집안 형들과 누이들의 천재성에 눌려 지내던 그가 단숨에 비상하는 순간이었다. 

"내가 웬만한건 다 잘 했논데, 수석을 해도 장학금을 타도 아무도 안 알아주는 거예요. 일등할 맛 안나지요. 헌데, 열두시간 동안 손가락 다 살리고 왔다니까 거의 '명량대첩' 분위기 였거든요."

그는 이제 칠남매 다 모여도 병원에서처럼 여전히 '수퍼맨'이다.

완벽한 수퍼맨을 당황케하는 사람들은 도처에  있다. 보통은 산부인과에서 하는 이쁜이수술을 간절히 요구해서 어쨌든 환자가 원하는 대로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자세한 설명이 곤란하지만, 이뻐지고자 했던 부위가 달랐던 것. 결국 재수술을 해주었다. 

수퍼맨도 여자는 잘 모른다. 23살 전지현 처럼 생긴 여학생이 '내코를 아그리파 처럼 세워야겠다' 고 우길 때, 장동건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말리고 말리다가 '절대 여기서 수술 안했다'고 하기로 결국했다.

또 김태희 닮은 여학생이 기필코 안면거상 수술을 하겠다고 통사정 할 때 난감했다. 40대나 하는 것이라며 3년을 거부하다가 결국했다. 아마도 최연소 거상수술 일 것이다. 

허당 수퍼맨 박정일은 후배들에게 무협지에 나올 듯한 대사를 수시로 설파한다. 그는 '저자거리에서 녹슨 칼을 휘두르는 자 중에 무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심신을 갈고 닦은 늙은 농부의 호미자루처럼 남루해 보이지만, 닳고 닳아 손자욱이 빛나는 칼집으로 위엄을 보여야 된다고 믿는 진짜고수다.

"정육점 주인 칼과 네가 쥔 칼의 무게를 알라. 그래야 은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고수들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의 말은 무협지 대사보다 날카롭다.

''훌륭한 칼잡이가 되기 위해서는 생각하고 수련해서 자신의 내공을 갖추어야 합니다. 짧은 칼만 잘 쓰는 검객은 모든 적을 그 칼로 해치우려하고, 긴 창을 잘 쓰는 무사는 그 창만으로 모든 승부를 보려하니 승부가 어렵습니다.

그 승부가 환자 생명과 직결되니 심각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수술, 네가 할 줄 아는 수술이 아니라 환자에게 필요한 수술을 할 수 있어야 진짜의사가 되는겁니다.''

'위대한 칠남매의  막내'로 태어나지 않았으면 미켈란젤로처럼 살고 싶었다고 한다. "이 별에선 의사가 됐으니, 이제 환자에게 희망의 존재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며 힘차게 수퍼맨 포즈를 취한다. 

네오성형외과 박정일 원장. [네외성형외과 제공]

wind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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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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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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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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