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터보 하이브리드..."유례 찾기 어려운 낯선 조합"
기아차 "정숙성과 고연비, 엔진 성능 등 기대 큰 모델"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기아자동차가 내달 출시 예정인 4세대 쏘렌토의 파워트레인을 공개한 가운데 가솔린 터보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더한 1.6ℓ 엔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관련 기술과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토요타에서도 채용하지 않는 '터보'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터보는 공기를 강제로 압축해 엔진 연소실에 넣어 주행 성능과 연비를 높여주는 장치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2020.02.20 peoplekim@newspim.com |
◆ 성능은 쏘렌토, 연비는 라브4 '한수 위'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4세대 쏘렌토를 2.2ℓ 디젤 모델과 1.6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등 2종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1.6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는 국산 SUV 중 최초로 쏘렌토에 적용했다. 최고출력 180마력에 44.2kw급 전기모터를 더해 230마력의 성능을 확보했다는 게 기아차 설명이다. 또 복합 공인 연비는 5인승·2륜구동 기준 15.3km/ℓ이다.
하이브리드 SUV는 대표적으로 토요타 라브4(RAV4)를 꼽을 수 있다. 라브4는 국내에서 쏘렌토, 현대차 싼타페 등과 경쟁 모델로 본다. 미국에서는 쏘렌토 보다 차체 크기 약간 작아 스몰SUV로 분류된다.
스몰SUV 그룹에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 ▲볼보 XC40 등이 포함되는데 하이브리드 차종은 라브4가 유일하다.
라브4는 터보를 장착하지 않은 2.5ℓ 가솔린 엔진에 하이브리드를 더해 최고출력 218마력(2륜구동 기준)을 낸다. 복합 공인 연비는 15.9km/ℓ로, 쏘렌토 보다 우수하다.
라브4의 공차중량은 1645kg으로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1775kg 대비 130kg 가볍다. 즉, 동력 성능은 쏘렌토가 뛰어나고, 경제성은 라브4가 높다는 것이다. 판매 가격은 쏘렌토 3520만~4100만원(선택품목 별도)이며 라브4는 4050만원이다.
◆ 터보+하이브리드..."조합 방법에 따라 평가 나뉠 것"
국산 최초의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두고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쏘렌토에 대해 높은 관심과 궁금증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그동안 경제성을 최우선적으로 추구해왔으나, 최근 높은 동력 성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터보와 하이브리드는 각각 성능과 연비를 극대화하는 게 목표인데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조합했느냐에 따라 쏘렌토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에 대한 평가가 나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용주 국민대학교 자동차디자인학과 교수는 "터보는 주로 스포츠카에 적용을 많이해 엔진 성능을 높이는 장치로만 알려져 있는데, 연료를 줄이는 효과가 크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이브리드=고연비'는 시장에서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만큼, 자동차 제조사로선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 고민의 결과가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인 셈이다.
다만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가솔린 하이브리드에 터보를 탑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할 수 있으나 쏘렌토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낯선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등 1997년대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든 제조사가 하이브리드에 터보를 적용하지 않는 이유는 효율성과 시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렌토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는 정숙성은 물론 높은 연비와 함께 터보를 통한 성능까지 갖춰 기대가 큰 모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쏘렌토는 전 세계에서 20만7324대 판매됐다. 같은 기간 라브4는 하이브리드 모델만 59만8000대 팔렸다. 라브4 가솔린 모델을 포함하면 약 80만대 규모로, 쏘렌토 판매량의 약 4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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