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신세계 "과도한 입찰금액 배팅 어려워"
롯데, 중도포기 이력 감점 요인...현대백, 후발주자 초기비용 부담 커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이 이달 말로 다가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악재를 맞은 면세점 업계 흥행 열기가 시원찮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면세업체들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으로 일제히 급락했고 회복 시기도 가늠할 수 없어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면세점 입찰전은 대기업 부문에 롯데, 신라, 신세계 등 기존 사업자와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 출국장 모습 [사진=이형석 기자] |
이들 업체는 지난 달 22일 열린 사업설명회에 모두 참석했다. 하지만 최근 입찰전 분위기는 후발 주자 참여로 뜨거운 경쟁을 펼칠 것이란 당초 업계 예상은 빗나간 상황이다.
과거 입찰 전 경쟁사 입찰금액을 살피기 위한 눈치작전을 펼치거나 면세사업 적격자로 자사 장점을 부각하는 등 풍경은 찾아볼 수 없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파를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입찰금액을 통크게 내지르기엔 부담이 크다"면서 "이번 이슈(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라 입찰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 중도포기 전력, 현대百 적자난 심화 부담...신세계·신라 '수성'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은 오는 26일 참가 신청을 마무리하며 이튿날인 27일 입찰을 진행한다.
입찰 대상 사업권은 대기업 5개, 중소·중견기업 3개 등 총 8개다. 대기업은 제1터미널 향수·화장품을 판매하는 DF2(서편), 주류·담배·식품을 파는 DF3(동편 탑승동)와 DF4(서편), 패션 및 기타 물품을 판매하는 DF6(동편 탑승동)와 DF7(서편) 등 5곳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제1여객터미널에서 향수·화장품 구역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디에프는 이번 입찰전에 참여할 경우 독점 논란이 일 수 있다. 또 호텔신라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입찰에서 높은 금액을 제시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두 업체 모두 입찰 흥행을 부추기긴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국내 '빅3' 면세점 실적 그래프.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nrd8120@newspim.com |
이에 롯데와 현대백화점에 따라 입찰전 흥행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호텔롯데는 이번 면세점 입찰심사에서 가장 불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과거 인천공항면세점을 특허 기간 종료 전 철수한 이력이 있어서다.
호텔롯데는 사드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18년 7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주류·담배 매장을 제외하고 전 매장을 철수한 바 있다.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영업 손실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액 6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적자 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사업 안전성, 재무건전성 평가에서 우위를 점하긴 어려워 보인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현대백화점이 이번 입찰전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면세사업에 도전한지 3년 만에 누적 적자 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면세사업에서 발을 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면서 "현재 동대문점 개장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