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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비상…외래관광객 2000만 외친 정부 대책은

기사입력 : 2020년01월30일 08:39

최종수정 : 2020년01월30일 08:40

문체부, 예방에 총력…마스크 사용·손세정제 비치
감염증 위기 4년마다 도래…정부 대응책 마련돼야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빠르게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국내 관광계가 비상이다. 지난해 외래관광객 1750만명 돌파에 올해 수립한 2000만 외래 관광객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2000만 외래 관광객 돌파'를 목표로 국내외에 한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략과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까지 한국의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기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는 상황이다. 박 장관은 외래관광객 1750만명 돌파 전인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유네스코 문화장관회의에 참석해 한류를 통한 문화 산업의 수출 사례를 발표, 참가국들의 관심을 받았다. 기존 한류 거점지가 아닌 '신 한류 시장'의 가능성을 언급한 점도 주목됐다.

이런 행보는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21일 두바이로 떠나 '한-UAE 상호 문화교류의 해' 기념사업 발표 행사를 찾았고 중동 지역과 굳건한 문화·관광 교류를 확인하고 왔다. 지난 21~25일에는 세계 3대 국제관광박람회인 '스페인 피투르 국제박람회'에 방문해 한국 관광 홍보에 힘을 실었다. 또한, 스페인 3대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와 콘텐츠산업의 미래, 관광 정책 등을 소개하며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유치에 한 발 다가가는 계기로 기대를 모았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수문장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고 있다. 2020.01.29 dlsgur9757@newspim.com

이 가운데 설 연휴를 기점으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력을 쏟았던 문체부의 관광활성화 정책이 힘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에 박 장관은 현장에서 다시 답을 찾고 있다. 귀국하자마자 설 연휴인 27일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경복궁과 동대문웰컴센터,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열리는 두타몰 등을 여행업계 관계자들과 방문해 관광업 종사자들을 격려했다. 직접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에 대한 대응을 고민했다.

우한 폐렴과 관련, 문체부는 일단 '예방'에 총력을 다하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김경화 관광정책국 국제관광과 과장은 29일 "섣부르게 현재 관광 위기라고 볼 수 없다. 메르스의 경우 2개월, 사스는 9개월 만에 시장이 회복됐다"며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추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세계보건기구(WHO) 판단을 참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관광 부문 대응과 홍보가 달라질 거다. 지금처럼 다른 나라보다 한국이 확진자가 적다면 안전한 국가처럼 홍보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매표소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수칙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해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종묘에 영어·중국어·일본어로 작성한 감염병 예방수칙 안내문을 29일 각 고궁과 종묘에 설치했다. 2020.01.29 dlsgur9757@newspim.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김경화 과장은 "일단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예방'이다. 관광지에 감염 예방 안내 수칙을 전하고,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마스크 사용을 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4대궁(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과 종묘에는 28일부터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일어, 중국어로 된 예방 수칙 안내판이 곳곳에 설치됐다. 화장실과 매표소에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관광객과 대면하는 문화재 해설사와 매표원, 방호원 등 현장직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국가라는 대외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훈 한양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관광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관광도 중요하지만, 일단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한다. 감염증 확산이 진정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현재 한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안전한 국가다. 내부에서는 감염 통제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외부에 잘 알려야 국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다. 이게 향후 관광 회복 시기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문장 교대식을 관람하고 있다. 2020.01.29 dlsgur9757@newspim.com

그러면서 "사스 때 회복 기간이 3~4개월 걸렸고 5개월 후 관광객 회복 반등률이 높았다. 그간 한국에 오지 못한 방문객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라며 "위기관리만 잘하면 기회가 돼 추후 외래관광객수가 반등할 거다. 이를 준비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반복되는 재난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정부의 적절한 정책도 주문했다. 그는 "세계 경제 위기나 전염병과 같은 위기가 4년 정도에 한 번씩 온다. 이 위기관리에 대한 대응 노하우를 축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2000만 외래관광객 달성과 관련해 이 교수는 "중국, 일본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을 다변화해 지난해 외래 관광객 1750만명을 기록한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정부가 더 신경 쓰고 관심을 갖는다면 곧 2000만 외래관광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 한국에 관광하러 오면 그들을 '관광시민'으로 대해줘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쌓인다. 또 이를 외신에 알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한국 관광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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