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기점으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인 이른바 '우한 폐렴'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되살아나 21일 세계증시가 급락하며 이 주 초 쌓아올린 오름폭을 모두 반납했다.
중국 당국은 20일(현지시간) 현재 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291명으로 늘었으며, 감염자를 치료하던 의료진도 감염된 것으로 보아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금융시장은 지난 사스 사태와 마찬가지로 이번 우한 폐렴도 아시아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속도로 줄고 있다.
런던 소재 TD증권의 이머징마켓 전략 책임자인 크리스쳔 마지오는 "사스 때에 중국 정부가 처음에 심각성을 숨겼다"며 "시장은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4% 내리며 이 주 초 쌓아올린 오름폭을 모두 반납했다.
특히 아시아증시가 크게 고꾸라졌다. 사스 사태 당시 크게 타격을 받았던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이날 2.8%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중국 블루칩지수도 각각 0.9% 및 1.7% 빠졌다. 특히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에 항공주들이 급락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유럽증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명품주들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도 0.5% 내리며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21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반면 안전자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독일 10년물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3%로 하향 조정하면서 이미 방어 태세에 돌입했는데, 우한 폐렴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엔화가 미달러와 유로 대비 상승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9월부터 계속된 산불로 이미 관광산업이 큰 피해를 입은 호주 통화는 우한 폐렴 확산 우려에 더욱 하락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해외 여행지인 호주는 춘절을 앞두고 요우커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우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남성 1명이 증상을 보여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상품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1% 가까이 급락하는 반면, 금 현물 가격은 2주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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