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에 진정하면 결국은 손해" 발언도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소속 중령이 자신의 갑질 의혹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부대원을 배신자라고 낙인 찍고 다른 부대로 전출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20일 인권위에 따르면 수방사 헌병경호대장 A중령은 지난해 6월 '임무 소홀' 등을 이유로 부대원 B상사를 다른 부대로 전출시켰다. 이에 B상사는 "A중령이 자신의 눈 밖에 난 부대원에 대해 부당하게 권력과 조직을 이용해 보복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서에는 "A중령이 테니스 경력이 있는 사병들을 강제로 동원하거나 특정 인원들에게 축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직권을 남용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서울 중구 삼일대로에 위치한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전경. [사진=국가인권위원회 제공] |
인권위가 이에 대한 조사에 나서자 A중령은 다른 부대원 100여명 앞에서 B상사의 실명과 인권위 진정 사실을 공표하면서 "B상사가 우리 부대를 배신해 신고했는데 이후 B상사와 연락하는 사람은 다 같이 조사받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인권위는 A중령의 이 같은 행위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진정 사실 공표 등은 국가인권위원회법,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법)을 위반한 행위라고도 봤다.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진정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나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군인복무법에는 '병영생활에서 인권침해 행위는 관련 기관 등에 신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인권위는 수도방위사령관에게는 A중령에 대한 인권교육 실시를, 육군참모총장에게는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예하부대에 사례를 전파할 것을 각각 권고했다.
다만 인권위는 B상사를 부당하게 전출 보내고 테니스 선수 출신 사병을 강제 동원한 의혹 등에 대해서는 객관적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진정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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