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홍콩 누아르 영화의 대표작 '영웅본색'이 무대에서 재탄생된다. 눈 앞에서 영화를 보는 듯 빠른 전개가 그 시절 명곡, 향수 속으로 모두를 초대한다.
2일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영웅본색'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유준상, 민우혁, 한지상, 이장우, 박영수, 최대철, 박민성, 제이민, 송주희, 유지 등 출연 배우들이 참석해 주요 장면을 시연했다.
베일을 벗은 '영웅본색'은 화려한 홍콩 밤거리와 풍경을 초고화질 LED 화면으로 구현한 무대로 시선을 강탈했다. 누구나 귀에 익은 원작 영화의 음악에 빠른 전개와 템포, 연기가 어우러졌다. 극중 절름발이가 되는 마크의 쌍권총 액션신은 영화를 모르는 이들도 감탄할 만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민우혁, 유준상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본색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의리와 배신이 충돌하는 홍콩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세 명의 인물의 서사를 통해 진정한 우정, 가족애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담아낸 작품이다. 2020.01.02 pangbin@newspim.com |
송자호 역을 연기하는 유준상은 "영화 같은 뮤지컬이라고 해서 영화같이 100장면이 흘러가는 신들이 나온다. 매 신 영화 한 편 찍는 마음으로 항상 뒤에서 모든 배우들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연습 땐 스크린이 변한단 얘기만 들었다. 안 변하면 어떡하지 생각했는데 너무 혁신적인 무대가 나와 매일 고민했던 게 무색해졌다"고 '영웅본색'의 특징을 설명했다.
송자걸 역의 한지상은 "뮤지컬은 무대 예술이기에 기계가 도와줄 편집이 많이 없다. 유준상 형님 말씀처럼 템포 싸움이다. 무대에서는 인간이 편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야무지고 맛있고 차진 템포를 위해 힘쓰고 있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의상 퀵 체인지다. 1막에서만 자걸이 10번 퀵체인지가 있다. 속도를 위해 모두 합심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 역의 최대철은 아주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총잡이로서 최대한 멋있어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총을 늘 달고 살았던 마크인데 너무 멋있거나 화려하지 않게 일상적인 느낌으로 하나처럼 보이길 원했다"며 "제가 무용을 전공해서 그런지 선이 예쁘게 나오더라. 그 선을 최대한 줄이는데 고심했다. 한국무용처럼 나오면 안되지 않나. 멋내지 말자는 게 중점을 둔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한지상,이장우,박영수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본색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의리와 배신이 충돌하는 홍콩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세 명의 인물의 서사를 통해 진정한 우정, 가족애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담아낸 작품이다. 2020.01.02 pangbin@newspim.com |
뮤지컬에 첫 도전하는 이장우는 한지상, 박영수와 함께 송자걸 역으로 무대에 선다. 그는 "전에는 드라마나 영화나 뮤지컬이나 다 똑같은 연기가 아닐까 했다. 와보니까 장난이 아니더라. 너무 다르고 뮤지컬에 맞는 연기가 따로 있더라. 연습할 때 '왜 얼굴만 연기를 해. 배까지 내려봐. 발까지도 내려봐' 이런 얘길 많이 해주셨다"고 털어놨다.
이장우를 포함해 한지상, 그리고 페기 역의 제이민, 송주희, 유지는 주목할 신으로 자걸과 페기의 유일한 멜로신인 수족관 장면을 꼽았다. 이장우는 "'거짓말처럼'이라는 넘버가 나온다. 수족관 신에서 페기와 유일한 멜로 연기를 한다. 그 신을 굉장히 좋아한다. 주목해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90년대를 풍미한 원작영화 '영웅본색' 이후, 여성 관객층이 대부분인 뮤지컬 무대에서 이 작품이 얼마나 호응을 받을지가 관건이다. 민우혁은 "여성들이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과연 공감해주실까 고민했다. 현대식 뮤지컬로 재탄생하면서 공연하면서도 느껴질 정도로 관객들도 공감을 많이 해주신다. 의리가 남자들의 상징이었는데 2020년이 된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는 공통된 감정일 수 있겠다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크 역의 박민성은 "딱 한소절만 들어도 귀에 익은 음악들이 많다. 마크의 성냥개비, 선글라스, 트렌치코트 등 여러 오브제나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 단지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닌 일상에 널린 소중한 것들에 관한 얘기를 하기 때문에 충분히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흥행을 자신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최대철, 박민성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본색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뮤지컬 영웅본색은 의리와 배신이 충돌하는 홍콩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세 명의 인물의 서사를 통해 진정한 우정, 가족애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담아낸 작품이다. 2020.01.02 pangbin@newspim.com |
최대철은 "형과 동생이 없는 아들 하나 있는 집에서 자랐다. 연습할 때 대사 한 마디에 눈물이 나고 마음을 건드리는 지점이 있더라. 보시는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우정이건 부모관계건 부부관계가 됐건 다 똑같다. 진심이 통할 때 그게 사랑이구나 싶다. 마크가 그걸 드러내지 않아도 관객은 느끼실 거다. 그래서 마크가 매력적인 것"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유준상은 이 작품이 '프랑켄슈타인' '벤허'를 잇는 왕용범, 이성준 콤비의 창작뮤지컬이라는 데 의미를 뒀다. 그는 "홍콩의 많은 제작자를 만나 오케이를 받고 장국영 씨가 부른 곡들의 작곡가, 작사가들도 만나 이 작품을 가져왔다. 옛날 영화를 기억하는 분들도 있지만 왕 연출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스크린을 삼단으로 깔아 모든 신들을 구현한 것"이라며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모든 스태프들이 처음 해보는 작업이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나왔다. 중국, 홍콩의 현지에서도 이 공연을 가져가고 싶어한다"고 수출 가능성도 언급했다.
동명 영화를 각색한 뮤지컬 '영웅본색'은 홍콩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송자호, 송자걸, 마크의 서사를 통해 진정한 우정, 가족애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그린다. 월드프리미어 초연으로 올라가는 이 공연은 오는 3월 22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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