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판매·부품 대리점 '갑질 관행' NO
불공정 차단 '표준대리점계약' 제정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자동차 제조사와 차 판매·부품 대리점 간의 '갑질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순정부품 외에도 타사 부품을 취급할 수 있고 경영간섭은 차단하도록 공급업자와 대리점 간 '표준대리점계약서'가 보급된다.
특히 자동차판매는 4년, 자동차부품은 3년의 최소 계약기간을 보장하도록 했다. 전시 자동차·시승 자동차에 대한 운영비용도 공급업자와 대리점이 분담하도록 했다.
각종 불공정으로 몸살을 겪는 제약 분야에도 리베이트 제공 금지, 배상책임, 공급가격 조정요청 등의 규정을 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약·자동차판매·자동차부품 3개 업종에 최소 계약기간, 계약해지의 사유·절차, 반품사유, 불공정거래행위 유형 등을 명시한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제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우선 대리점의 투자비용 회수 및 안정적 거래의 보장을 위해 제약·자동차판매는 4년, 자동차부품은 3년의 최소 계약기간을 보장토록 했다. 계약기간은 평균 거래 유지기간, 매몰비용의 규모·회수기간 등을 토대로 설정됐다.
제약·자동차판매의 4년 보장은 '최초 계약기간 2년+1회 갱신요청권 부여'를 통해 보장하는 내용이다. 자동차부품은 최초 계약기간을 설정하지 않고 '3년간 갱신요청권을 부여'하는 식이다.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자동차 대리점. 2019. 12. 26 judi@newspim.com |
계약갱신 통보기한은 60일 이전까지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 별도 의사표시가 없으면 자동 연장된다.
어음·수표의 지급거절, 파산절차 개시, 주요 거래품목 생산중단 등 특정한 사유로 인한 계약해지 사유도 명확히 했다. 계약의 중요사항을 위반한 경우에는 30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2회 이상 시정요구가 이뤄져야한다.
국민 생명·건강과 직결되는 특성인 제약업종에는 계약이 해지돼도 1년 이내 기간 동안 의약품을 공급하도록 했다.
제약업종 반품조건에는 사용기한이 6개월 이하거나 사용기한 12개월 이상 남은 의약품의 반품을 허용토록 했다.
차 판매와 차 부품 업종의 경우는 외관상 즉시 발견할 수 없는 상품의 하자가 추후 발생한 경우에도 반품토록 했다.
차 판매와 차 부품 업종의 담보설정 비용 부담은 부동산 담보설정비용(감정평가수수료, 등기신청수수료, 법무사수수료, 등록세, 지방교부세 등)을 공급업자가 부담하거나 대리점 주와 균등하게 분담하도록 규정했다.
제약업종은 충분한 물적담보가 제공된 경우 인적담보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했다. 대리점의 대금 지급 지연에 따른 이자 부담도 상법상 상행위로 인한 채무의 이자율(연 6%)이 규정됐다.
서면계약서 미교부, 구입강제, 이익제공 강요, 판매목표 강제, 불이익 제공, 경영간섭, 주문내역 확인 요청 거부 및 회피, 보복조치 등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유형도 명시했다.
위탁판매 위주(73.8%)의 자동차판매는 대리점의 영업거점(전시장 및 사무실) 보호를, 재판매 위주(97.4%)의 자동차부품은 대리점의 영업지역 보호를 위한 규정도 뒀다.
즉, 차 판매 대리점 이전 또는 기존 대리점 인근에 신규 대리점·직영점을 개설할 경우에는 사전 협의해야한다. 차 부품 영업지역을 설정·변경하는 경우에도 협의하고 기존 대리점 인근에 신규 대리점·직영점을 개설하는 경우 사전 통지토록 했다.
차 판매·부품 대리점이 발주하거나 반품 청구한 내역 등은 공급업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수정할 수 없도록 했다. 예컨대 지난 2013년 남양유업 사건의 경우 공급업자가 대리점의 주문내역을 임의로 변경, 상품의 구입을 강제한 바 있다.
더욱이 차 판매 대리점에 대한 경영간섭을 해소하기 위해 대리점의 시설(사무실, 전시장 등) 및 인력 관리에 대한 기준을 사전에 공개하도록 했다.
지난달 공정위가 발표한 '제약·자동차판매·자동차부품 등 3개 업종에 대한 대리점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공급업자의 경영간섭(대리점 직원 수 특정, 직원인사 개입 등)에 대한 경험비율이 28.1%에 달했다.
아울러 차 판매 대리점은 공급업자와 사전협의를 통해 보험, 등록, 부품, 정비 등 관련 부대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용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완성차 내부 전경. 2018.12.11 leehs@newspim.com |
공급업자가 시공업체를 지정하는 것을 막고 대리점이 선택할 수 있도록 2개 이상의 시공업체도 제시(시공품질 관리 필요성을 감안해 공급업자의 시공업체 제시는 인정)된다.
높은 비용의 견적이 제시될 경우 대리점은 다른 시공업체 제시를 요청할 수 있게 했다. 공급업자가 이를 거절할 경우 대리점은 자체적으로 시공업체를 선정하면 된다.
인테리어 리뉴얼 기간도 5년 이상으로 설정됐다.
대리점의 고객 개인정보는 자동차판매를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했다. 별도 개인정보를 보관하거나 제3자 제공은 금지다.
전시 자동차·시승 자동차의 운영과 관련한 비용도 공급업자와 대리점이 협의를 통해 분담도록 했다.
순정부품(OEM 부품)만 팔도록 한 차 부품 대리점의 경우는 다른 사업자 상품의 취급도 허용된다. 대리점이 주문한 상품은 원칙적으로 대리점의 사업장(영업소 및 창고)에 배송토록 했다.
주요 사업자별 계약서상 납품장소은 현대모비스(공급업자 사업장), 르노삼성·쌍용자동차(공급업자 지정장소), 한국GM(대리점 영업장)이 있다.
이 밖에 공급업자의 귀책에 따른 계약 해지나 대리점 재고가 공급업자의 일방적인 정책에 의해 발생한 경우, 대리점이 공급업자에게 관련 물량의 환입에 관한 협의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한용호 공정위 대리점거래과장은 "추후 대리점과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하는 공급업자에 대해서는 협약 이행평가시 표준계약서 사용에 높은 점수(100점 만점에 20점)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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