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무게, 연비 및 대기 환경 등에 직접 영향"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포스코가 자사 핵심 기술을 집약한 초고강도강(AHSS)을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활발히 공급하고 있다.
초고강도강은 차량 충돌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것과 동시에 무게가 가벼워 전기차 등에도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포스코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AHSS를 비롯해 U-AHSS, X-AHSS 등 다양한 초고강도 강판 외에도 새로운 강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국의 자동차 충돌 안전도 평가가 강화되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내년부터 강화되는 유럽 환경 규제는 차량 무게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강판 경량화를 더욱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유럽 회원국을 대표하는 EU 이사회와 유럽의회는 2021년까지 EU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기존 ㎞당 130g에서 95g으로 27%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는 내년 판매 차량의 95%를, 2021년에는 100%를 해당 배출량 규제에 맞춰야 한다. 맞추지 못하면 천문학적인 벌금을 내야 한다.
자동차 업계가 친환경차와 전기차 개발·보급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화학협회에 따르면 중형차를 기준으로 1809kg짜리 자동차에 926kg의 철강이 사용되고 있고, 그중 911kg이 자동차강판 무게다.
자동차강판은 ▲자동차 보닛·지붕·문 등의 외판(Closer) ▲자동차의 기본 골격을 구성하는 BIW(Body-in-white) ▲방향계와 구동부를 갖춘 자동차 하부 섀시(Chassis)에 쓰인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포스코는 AHSS를 비롯해 U-AHSS, X-AHSS 등 다양한 초고강도 강판 개발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2019.12.13 peoplekim@newspim.com |
하지만 단순히 가볍게만 만들어서는 강화되는 자동차 충돌 안전평가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충격에 버티는 강도와 충격을 흡수하는 연성을 동시에 높이는 철강사의 노하우가 집약돼야 하는 것이다.
단적으로 포스코의 AHSS를 만들 때 강도를 높이기 위해 주로 탄소(C), 망간(Mn), 크롬(Cr) 등의 물질을 사용하는 데, 탄소가 0.3%만 첨가돼더라도 1기가파스칼(GPa) 이상의 고강도를 갖게 된다.
1기가파스칼은 10원짜리 동전 크기로 35kg 어린이 710명을 견딜 수 있는 정도다. 무게로는 무려 25톤(t)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다.
용광로에서 나온 쇳물에 포스코만의 합금을 첨가해 가열과 압연을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이 같은 고강도 강판이 나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강도만 높은 자동차끼리 충돌하면 철판이 찌그러지지 않고 부서져버리는데 이 경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며 "강도와 함께 충격 흡수를 좌우하는 연성, 가공성 등 기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차량 무게가 연비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대기 환경 등에 영향을 직접 미치기 때문에 자동차 강판의 강성과 무게가 자동차 회사의 미래차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동력차 시장은 429만대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28.4% 증가한 것.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0.5% 감소하는 사이 전기동력차는 급성장했다.
전기동력차는 ▲테슬라와 같은 순수 전기차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한 하이브리드(HEV) ▲전기충전식 하이브리드(PHEV) ▲수소연료전지(FCEV) 등으로 구분된다. 전기동력차 시장은 매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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