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투어 히어로 월드 챌린지 3R,보기가 트리플 보기로 변하며 2위에서 6위로 밀려
경기위원회 '벙커 아닌 자연지역이지만 볼 뒤 모래 건드려 플레이선 개선'으로 판정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미국PGA투어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에서 초반 선두를 달리던 패트릭 리드(미국)의 상승세가 3라운드에서 급제동이 걸렸다.
하필 '무빙 데이'에서 경쟁 선수들과 달리 제자리걸음을 한 것도 그렇거니와, 뜻하지 않은 2벌타를 받음으로써 설상가상이 됐다.
리드는 6일(현지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의 알바니GC(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합계 10언더파 206타(66·66·74)를 기록, 전날 단독 선두에서 6위로 밀려났다.
당초 리드의 이날 스코어는 72타(버디3, 보기3)로 발표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74타로 수정 발표됐다. 순위도 합계 12언더파 204타의 공동 2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11번홀(길이 598야드)에서 골프 규칙을 위반한 것이 드러나 그 홀 스코어가 보기에서 트리플 보기로 변한데 따른 것이다.
2016년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첫날 골프 규칙 문제로 경기위원과 얘기하는 패트릭 리드(오른쪽). 그는 히어로 월드 챌린지 3라운드에서 규칙 위반으로 2벌타를 받고 순위가 떨어졌다. [사진=마스터스 홈페이지] |
알바니GC에는 모래로 채워졌지만 벙커가 아닌, '웨이스트 에어리어'(자연지역·황무지 등)로 분류되는 곳이 군데군데 있다. 이 곳(골프 규칙상 일반구역)에 볼이 멈출 경우 벙커에서와는 달리, 스트로크하기 전에 모래 상태를 테스트하거나 볼 앞·뒤의 모래에 클럽을 대는 것, 연습스윙이나 백스윙시 클럽으로 모래를 터치하는 것이 허용된다.
다만, 모래를 제거하거나 누르지는 못한다. 골프 규칙 8.1a(4)에 '플레이어는 모래나 흩어진 흙을 제거하거나 누르는 행동으로 스트로크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개선해서는 안된다'고 나와 있다.
리드는 연습스윙을 하면서 볼 바로 뒤의 모래를 건드려 플레이선을 개선한 것이 문제가 됐다. 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연습을 했다면 상관없었을 것이다.
문제의 장면은 미국 골프채널의 중계 카메라에 잡히면서 알려졌다. 경기위원회에서는 녹화테입을 확인한 결과 리드가 연습스윙을 하면서 볼 뒤의 모래를 퍼내 플레이선을 개선한 것으로 판단하고 라운드 직후 그에게 2벌타를 부과했다.
리드는 3라운드 후 스코어링 에어리어에서 경기위원의 말을 듣고, 또 카메라에 찍힌 그 장면을 확인한 후 벌타를 인정했다. 그러나 속내는 편치 않았다.
"카메라 앵글의 차이다. 뒤에서 찍으면 내가 볼 뒤에서 연습스윙을 하면서 모래를 제거한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각도에서 찍었으면 내가 볼에서 제법 떨어진 지점에서 연습스윙을 한 것이 드러날 것이다. 나는 벙커나 모래가 있는 곳에서 샷을 할 때에는 극도로 조심한다.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해를 받을 지도 모르기 때문에 내 나름대로 판단으로는 볼에서 떨어진 지점에서 연습스윙을 했다. "
경기위원회에서는 리드의 행동에 고의성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 리드가 연습스윙을 두 차례 하면서 모래를 퍼냈으나 그것은 관련된 행동으로 간주돼 2벌타만 부과했다.
다만, 위반 직후 12,13번홀에서 벌타를 부과하지 않고 리드가 스코어카드를 제출할 때에야 고지한 것에 대해 슬러거 화이트 부위원장은 "최종라운드 같으면 인지한 즉시 벌타를 매겼을 것이다. 그러나 3라운드였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라운드 후 부과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 경우 선수의 고의성 여부와 페널티 부과는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모래로 채워졌으나 벙커로 간주되지 않은 자연지역·황무지 등지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벙커는 아니지만, 볼 주변이나 스탠스·스윙구역에 영향을 미치는 곳 등지의 모래를 치우면 안된다. 모래는 루스임페디먼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리드처럼 연습스윙을 하면서 볼 주위의 모래를 누르거가 퍼내도 안된다. 스카이72GC 오션코스 1,4번홀 왼편에 이런 지역이 광활하게 있다.
화제의 중심에 선 리드는 지난해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우승해 널리 알려진 선수다. 현재 세계랭킹은 17위다.
특히 다음주 호주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미국-인터내셔널 남자프로골프대항전)에 미국 대표로 나선다. 자력이 아니라, 미국팀 단장 타이거 우즈의 추천으로 뽑혔다.
그래서 그런지,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최한 이 대회에서 첫날부터 선두로 나서며 우승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이날 벌타로 선두 게리 우들랜드와 3타차로 벌어진 그가 최종일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ksmk7543@newspim.com
패트릭 리드가 히어로 월드 챌린지 3라운드에서 2벌타를 받은 11번홀 '웨이스트 에어리어'(waste area). 경기위원회는 이 지역이 모래 등으로 돼있으나, 벙커가 아닌 일반구역으로 규정했다. 퍼팅그린과 티잉구역을 제외한 코스 어디에서든 플레이어가 모래를 제거하거나 눌러서 스트로크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개선하면 페널티가 따른다. [사진=미국PGA투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