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 얼굴 모양 표현 사례는 최초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경산 소월리 유적에서 5세기 경에 만들어진 사람 얼굴 모양의 토기(투각인면문옹형토기)가 출토됐다. 지금까지 진주 중천리유적, 함평 금산리 방대형고분 등에서도 사람 얼굴 모양이 장식된 토기가 출토된 사례가 있지만 이번처럼 삼면에 돌아가며 얼굴 모양이 표현된 사례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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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사람 얼굴모양 장식 토기 [사진=문화재청] 2019.12.03 89hklee@newspim.com |
소월리 유적은 금호강의 지류인 청통천 주변에 형성된 넓은 평야를 조망할 수 있는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삼국~통일신라 시대의 고상건물지와 구덩이(수혈), 토기가마를 비롯해 고려~조선시대 무덤 등 많은 수의 유구가 확인됐다.
사람 얼굴 모양 토기가 출토된 구덩이는 지름 1.6m가량의 원형으로 건물지군 사이 한쪽의 빈 공간에 있었다. 토기는 내부조사가 반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나왔고 이외에 바닥을 의도적으로 제거한 시루 1점도 함께 출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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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옹형토기와 시루를 결합한 모습 [사진=문화재청] 2019.12.03 89hklee@newspim.com |
발견된 토기의 높이는 28cm다. 토기의 윗부분 중앙에는 원통형으로 낮게 돌출된 구멍을 뚫었다. 토기 옆면에는 같은 간격으로 원형 구멍을 뚫어 귀를 표현했고 각 구멍 사이에 만들어진 세 개의 면에 무표정한 듯, 심각한 듯, 말을 하는 듯한 표정으로 조금씩 다르게 표현한 얼굴 무늬가 새겨져있다.
각 인면문의 두 눈과 입은 기다란 타원형으로 밖에서 오려낸 형태이며 콧구멍에 해당하는 2개의 작은 구멍은 안에서 밖으로 찔러 만들었다. 콧등을 중심으로 양쪽을 살짝 눌러서 콧등을 도드라지게 표현했다. 옹형토기와 함께 출토된 시루의 몸통 중간 지점에는 소뿔모양 손잡이 2개가 부착돼 있다. 두 점의 토기는 서로 결합돼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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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수혈 내 유물 출토 모습 [사진=문화재청] 2019.12.03 89hklee@newspim.com |
토기의 제작 기법과 특징을 보면 일상적인 목적보다 5세기경 유적에서 베풀어진 일종의 의례 행위와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유적의 중심을 이루는 주변의 고상건물지도 당시 의례와 관련된 시설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구덩이 내부에서는 토기 외에도 유기물, 목재 등이 추가로 확인되고 있어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유적의 성격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