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K팝도 좋지만…'순수예술 한류'는 언제쯤

기사입력 : 2019년12월03일 13:11

최종수정 : 2019년12월03일 13:26

미술계 "K팝 한류 참고한 순수예술 해외 홍보 필요"
한국 정체성·문화 연구 및 홍보 강화해 역량 키워야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환기(1913~1974)의 '우주(Universe 5-IV-71 #200)'가 지난달 23일 크리스티가 홍콩서 개최한 '20세기 & 동시대 미술 이브닝 경매'에서 153억4930만원(구매 수수료 포함, 미포함 132억원)에 낙찰되면서 작가 경매 세계 최고 기록이자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세계를 재패한 'K팝 강국'에서 순수예술 작품이 받는 평가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김환기의 붉은 전면점화 '3-II-72 #220'이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85억3000만원에(수수료 포함 100억원) 낙찰되면서 한차례 국내 미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1년 만에 크리스티 홍콩에서 '우주'가 100억원을 넘어서면서 한국 미술의 재평가가 이뤄진 순간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132억원에 낙찰되며 한국미술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김환기의 1971년작 '우주(Universe 5-IV-71 #200)'. [사진=크리스티] 2019.11.28 89hklee@newspim.com

하지만 해외 미술작품 가격을 살펴보면 국내 최고가는 쉽게 넘나든다. 이날 경매에 함께 출품된 중국 작가 산유(1895~1966)의 'Five Nudes(다섯 명의 나부, 1950)'는 459억원에 낙찰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외신기자는 김환기의 대기록에 놀라워하는 한국인들을 보고 오히려 신기해했다는 후문이다. 문화산업 국가를 자부하는 한국이 순수예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에는 인색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는 2022년까지 콘텐츠산업에 정책금융 1조원을 공급한다. 콘텐츠 혁신 기업 지원과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콘텐츠 육성, 그리고 K 콘텐츠의 해외진출을 통한 경제적 부가 창출이 목표다. 한류 방한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세계적 수준의 케이팝 공연장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설치하고 케이팝, 쇼핑, 한식이 결합된 '케이(K)-컬처 페스티벌'을 대표 한류 축제로 육성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모꼬지 코리아'를 신설해 케이콘 등 대표 한류행사에 우수 중소기업 공동브랜드인 '브랜드 케이' 제품의 판촉과 수출상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지난해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17년 미술시장 규모는 4942억원이다. 크리스티 홍콩이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개최한 11월 경매 총액은 약 3967억(26억3000만 홍콩달러)원으로 이와 맞먹는다. 

서진수 강남대 교수는 김환기의 '우주'가 세운 기록에 대해 "세계적으로 단색화와 우리 미술작가들이 재평가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술의 경제적 가치가 충분히 증명되고 동행될 때 작가의 생명력이 길어진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산유의 'Five Nudes(다섯 명의 나부)', 김환기의 '우주'가 153억에 낙찰된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459억원에 새 주인을 맞은 작품. oil on masonite 120 x 172 cm. (47 1/4 x 67 3/4 in.) Painted in 1950s 2019.12.02 89hklee@newspim.com

이러한 맥락에서 국내 미술계에서 김환기의 미술을 재조명하는 전시를 열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서진수 교수는 "기록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영국과 미국 등 해외 유수 미술관에서 김환기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라며 "김환기 작가가 뉴욕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브라질 상파울루, 프랑스 파리를 거치며 작품세계를 넓혀갔다. 해외 미술 평론가들이 그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요소가 많다. 경매계, 화랑계, 해외 미술계의 입체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순수 예술한류는 장기 정책…미술품 세금 문제 해결·정부 지원 강조

사실 국내 미술 시장은 얼어붙은 상황이다. 침체된 경기와 더불어 미술품 양도소득세 이슈에 컬렉터들의 지갑이 굳게 닫혔다. 현재는 미술품 양도소득세를 '기타소득세'로 분류하고 있지만 최근 정부가 이를 사업소득으로 분류해야 한다며 과세를 추진하고 있어 미술계 반발이 거세다. 김환기의 '우주'가 100억원대를 돌파하면서 이에 대한 여파가 있을 법한데, 크리스티 홍콩 경매 이후 다음날인 24일 서울옥션 홍콩 세일에 등장한 김환기의 1972년 작품 '18-Ⅱ-72 #221'은 22억원(1450만 홍콩달러)에 그쳤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케이팝을 지원했듯 국가가 한국미술을 지원해야 한다. 방탄소년단이 뜨기 전 국내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지금 미술계가 똑같은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작가 산유와 김환기는 동양 사상을 바탕으로 서양미술에 영향을 받은 작가로 많이 비교되는데 미술품 가격 차이는 크다. 김환기의 작품을 보면 산유의 기본기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작품도 훨씬 크고 공명성과 몰입감이 있는데도 가격면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이번 경매가 김환기 작품을 제대로 평가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케이팝 한류에 기여한 부분은 음악산업 생태계육성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남찬우 문체부 대중문화산업과장은 "한류를 일으키는 당사자를 직접 지원한 바는 없다. 음악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한 지원으로 음반제작, 프로모션을 용이하게 해주고 지역연계 축재와 행사를 지원했다. 또한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문화인에게는 훈장을 수훈해 사회적 평가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표준계약서 도입, 중소기업 지원, 심리상담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문체부도 순수예술 시장 활성화와 해외 홍보에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송윤석 문체부 예술정책과장은 "정부도 고민하고 있다. 한류가 현재 대중문화에 집중돼 있지만 이를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도록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한류를 통한 문학, 문화 교류가 있을 수 있다. 아울러 한류 콘텐츠를 소개하고 경제적 파급을 위한 정부 차원의 '한류추진단'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환기, '18‒II‒72 #221', oil on cotton, 48.1×145.3cm, 1972, Estimate on Request [사진=서울옥션] 2019.12.03 89hklee@newspim.com

박일호 이화여대 조형예술학과 교수는 정부 차원의 순수예술 세계화 지원 정책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박 교수는 "대중문화에 치우친 한류는 오래가지 못한다. 문화, 그러니까 한국적인 정신이 담긴 것을 우리가 찾아내 같이 홍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진지하게 논의한 적이 있었나 싶다. 오히려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순수예술 한류에 대한 정부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 그는 "대중이 소비하고 대중매체를 통해 확산되는 대중문화는 전달력이 좋다. 반면 순수예술은 일반 사람들이 이해할지라도 그 한계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정부가 움직여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이에 따라 한국 문화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면 한국에 대한 관심 역시 자연히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사진
[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