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내 컨테이너숙소 정비 필요성"…일부 철거 가능성 시사
"도쿄올림픽 휴전 결의안에 한일관계 포함…평화올림픽 되길"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일 "북한이 추진 중인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발에 남측이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 간 만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원산·갈마 관광지구 공동개발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원산·갈마 투자 문제는 조건과 환경이 마련돼야 가능한 것"이라며 "현재 우리가 제안하는 것은 구체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12.02 pangbin@newspim.com |
◆ "동해 관광특구 공동개발은 9·19 합의사항"
김 장관은 "대략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고 남북한이 만나야 구체적인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만나게 되면 제재 상황과 관계없는 게 있고 제재와 관련된 일이 있어서 그것을 구분하며 우선순위를 갖고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동해 관광특구를 공동으로 개발하자는 것은 9·19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중 하나로 금강산권과 설악산권을 연계해 발전시키자는 것으로 남북관계에서 오래된 공통의 목표이기도 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통일부도 강원도 지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오랫동안 방치돼온 남측 시설의 '정비 필요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숙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컨테이너를 임시숙소로 사용한 적이 있는데 그게 340개 정도 있다"며 "관광 중단 이후 방치된 게 사실이다. 사업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방안을 갖고 있지만 아주 초보적인 형태의 정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정부가 철거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방치된 시설을 정비하는 것을 북한은 철거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정부 입장에서는 사업자의 재산권 보호 원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답했다.
김 장관이 언급한 컨테이너 임시숙소는 금강산 지역 온정리 구룡마을과 고성항 금강빌리지를 말한다. 통일부가 공개한 이들 시설물의 사진을 보면 곳곳에 녹이 슨 상태에서 방치돼 재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로 보였다.
통일부는 지난달 29일 "재사용이 불가능한 온정리나 고성항 주변 가설시설물부터 정비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사업자와 관련 문제를 협의하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 "금강산관광 논의 위한 남북 협의 반드시 필요"
김 장관은 '북한이 최근 남측 시설 철거 시한을 지난주 초로 못 박은 통지문을 보내온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 입장이 완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부분을 포함해 계속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전했다.
그러면서 "금강산 관광에서 제일 중요한 건 남북 협의다. 우리 국민들이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는 정부가 염두에 둬야 할 굉장히 중요한 목표이고 그런 부분을 전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남북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내년 일본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도 전했다. 올림픽 휴전 결의안은 고대 그리스 전통을 이어받아 올림픽 기간 국제사회가 모든 적대 행위를 하지 말자는 내용을 담는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만장일치로 채택돼 북한이 참여하는 '평화 올림픽'의 기반을 닦았다.
김 장관은 "주최국에서 휴전 결의안을 유엔 총회에 제출하고 만장일치로 채택하는 게 관례이며 어떤 내용을 담을 지는 주최국이 판단할 문제"라며 "지금 결의안 내용을 갖고 협의하고 있고 이달 중순 유엔 총회에서 채택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내부에서도 결의안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보자는 의견이 있다"며 "한일관계도 포함시키자는 의견이 있어 도쿄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동북아 질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