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실패 사례 많은 회사..시행착오 정리해 전수"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최양하 한샘 대표이사 회장(사진·70세)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지난 1994년 대표이사에 오른지 25년만이다. 차기 대표이사는 강승수 부회장이 맡을 예정이다.
한샘은 최 회장이 스스로 회장직을 내려놓고 명예롭게 퇴임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최 회장은 다음날인 11월1일 사내 월례조회를 통해 직원들에게 회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다.
최양하 한샘 회장. [사진=한샘] |
한샘 관계자는 "앞서 최 회장은 그간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고 직원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사전에 퇴임 날짜를 밝히지 않았다"면서 "업무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한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후배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사업 기회 마련의 뜻을 밝혀온 만큼 퇴임 후에 이와 관련한 청사진을 구상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한샘은 사실 성공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가 많은 회사"라며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를 한 번쯤 정리해 다른 이들에게 전수하는 것도 내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한샘 관계자는 "그동안 줄곧 최 회장이 후배들을 위한 활동에 매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국내 500대 기업 중 보기 드문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25년간 한샘을 진두지휘하며 매출 2조원 규모의 명실상부한 국내 인테리어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최 회장은 1979년 한샘에 입사한 이후 7년만인 1986년에 부엌가구 부문을 업계 1위로 올려놓았다. 종합 인테리어 부문도 1997년 사업개시 이후 5년만에 1위에 등극했다. 이후 한샘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올해 2분기까지 7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공간을 판매한다'는 사업전략을 구상, 리하우스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침대가 아닌 침실을, 책상이 아닌 자녀방을 판매한다'는 전무후무한 아이디어는 한샘만의 독자적 사업모델인 리하우스 사업으로 발전했다.
이를 발판삼아 한샘은 빌트인플러스 등 세상에 없던 공간을 창출하는 신사업 모델을 잇따라 내놓으며 종합 홈 인테리어 유통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는 최 회장이 밝혀온 한샘의 목표인 '주거문화 전체를 책임지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주거문화 기업'을 향해 전력을 다한 결과로 최 회장의 추진력과 경영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공간의 상품화 전략은 가구, 소품, 패브릭 등 주거공간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샘'의 이름으로 상품화해 판매하겠다는 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한샘은 이를 위해 연 매출액의 4~5%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경영전략인 디자인에 투자하고 있다.
한편 최 회장의 역할은 강승수 부회장이 이어 받는다. 한샘은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강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 최양하 대표이사 회장 프로필
1968년 2월 보성고등학교 졸업
1973년 2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
1976년 6월 대우중공업 입사
1979년 1월 한샘 입사
1983년 1월 공장장
1989년 1월 상무이사
1994년 1월 대표이사 전무이사
1997년 1월 대표이사 사장
2004년 6월 대표이사 부회장
2010년 1월~ 2019년 11월 한샘 대표이사 회장
최양하 한샘 회장. [사진=한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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