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극단주의 무슬림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망이 공식적으로 발표됐지만 미국이 IS의 부활과 세력 확장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다수 지역 전문가들과 행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이번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이 미국의 철군 결정과 시리아 지원금 삭감 조치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최고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동맹관계인 쿠르드족과 함께 IS를 몰아낸 이후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지시했다. 해당 결정이 터키의 시리아 침공을 촉발하면서 비난이 일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쿠르드족에게 앞으로 400년 동안 주둔해서 그들을 계속 보호할 것이란 약속은 결코 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북부 지역의 안정화를 위한 기금을 수억 달러 삭감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조치로 미국이 동맹인 쿠르드족과의 신뢰 관계가 깨지고 역내 영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관료 출신 마크 폴리머로풀로스는 미국이 시리아 같은 특정 지역에서의 인물 수색 능력을 완전히 갖추려면 수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병력 철수로 역내 우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에서 중요 정보를 제공한 쿠르드 족이 핵심 파트너로 활약했다.
한편, 미국이 시리아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자 터키와 러시아는 세력 확장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연합군을 조직하거나 쿠르드족이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과 연합해서 시리아 안정을 이루려는 의지가 없다고 WP는 설명했다.
터키의 경우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족을 몰아내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을 이주시켜 '인구 지도'를 개편하려는 의도로 시리아 침공을 감행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공습 작전때 미군에 자국의 영공 상공 비행을 허용해줬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반박했다.
국방부 차관직을 지냈던 윌리엄 F. 웨슬러는 IS를 압박하는 역할을 수행하려 하거나 그럴 능력이 있는 단체가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 그런 주체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IS와 관련된 문제를 이내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스 G. 존스 전 미 특수전사령부 고문은 IS 부활에 맞서 미국이 시리아 정부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할지, 그렇지 않으면 주변국들이 하도록 지원해줄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스 고문은 "미국이 현재 이 중 아무 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IS는 현재 14개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IS 소속원들은 산발적인 공격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알바그다디의 죽음이 IS와 다른 극단주의 무장 조직 간의 연합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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