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이나 샷은 큰 문제 없어…멘탈 측면에서 원인 찾아야할 듯
A씨 “표정에서 개인적인 문제로 고민한 흔적 읽을 수 있었다”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 박성현이 13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4라운드합계 7오버파 295타(68·76·79·72)로 공동 34위를 차지했다. 그와 함께 출전한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합계 3언더파 285타로 우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골프에서는 이번주 우승한 선수가 다음주 커트탈락하는 일이 흔하다. 컨디션이 나쁠 경우 똑같은 코스에서 플레이하는데도 하룻새 스코어가 10타 이상 차이나기도 한다.
박성현은 최근 4주동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4개 대회를 치렀다. 그는 “최근 두 달새 감기가 두 번이나 들었다. 시즌 막바지에 체력이 고갈되면서 피로감이 높다.”고 말했다.
박성현이 13일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A] |
그는 지난달 21,22알 국내 이벤트 대회인 설해원 레전드매치에 출전했다. 그런 후 미국으로 가 지난해 우승했던 두 대회에서 연속 타이틀 방어에 나섰다. 9월말 열린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는 2라운드 때 악천후였다고는 하나 커트 탈락했다. 이달 초 열린 볼룬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는 공동 21위를 기록했다. 그러고 귀국해서 치른 이번 대회에서 첫날 공동선두로 나섰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지난 6월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부터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5개 대회에서 우승과 2위 각 1회를 비롯해 연속으로 ‘톱10’에 들고, 올시즌 미국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선수답지 않다.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는 트리플 보기를 하면서 76타를 친 데 이어 3라운드에서는 더블 보기 2개를 하며 79타를 쳤다.
한 라운드 79타는 그가 미국 무대로 간 2017년 이후 3년래 처음 나온 것이다. 79타는 2015년 4월17일 KPGA투어 삼천리 투게더오픈 1라운드에서 기록한 80타 이래 약 4년6개월만에 국내외 대회를 통틀어 처음이기도 하다. 그는 올해 미국LPGA투어에서 11개 라운드는 오버파를 기록했지만 46개 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쳤고, 평균스코어는 69.49타로 이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박성현은 지난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았으나 2017년 대회에서는 합계 이븐파 288타(72·72·72·72)로 19위를 차지했다.
이런저런 사정과 상황을 감안해도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나온 79타, 그리고 공동 34위의 성적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박성현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대회 후 그는 “스코어는 좋지 않았으나 샷은 최근 미국 대회 때보다 좀 잡은 듯하다”고 자평했다. 스윙이나 샷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멘탈 측면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박성현을 지켜본 사람들은 그의 표정이 평상시보다 어두워보였고, 행동도 경쾌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다음주부터 중국 한국 대만 일본에서 열리는 미국LPGA투어 4개의 아시안 스윙 가운데 한국 대회를 마다하고 대만 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그답지 않다. 박성현은 앞으로 2개 대회에 출전하고 시즌을 마치겠다고 밝혔는데 11월 열리는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과 오는 31일 대만에서 열리는 스윙잉 스커츠 LPGA가 그것이다.
왜 부산에서 처음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24~27일)을 마다하고 대만 대회를 택했을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지난해까지 스카이72GC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의 바통을 이어받은 대회다. 박성현은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연속 출전했다. 성적도 ‘공동 2위-공동 13위-2위-공동 3위’로 좋았기에 이 대회를 건너 뛸 이유가 없어보인다.
박성현을 잘 아는 A씨는 “박성현의 표정에서 뭔가 고민하는 흔적을 읽을 수 있었다. 그것은 개인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그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는 당분간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