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장주연 기자 = 배우 김지미가 부산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를 향한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을 당부했다.
4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 광장 야외무대에서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특별프로그램 ‘김지미를 아시나요’ 오픈 토크 ‘영화인 김지미’가 열렸다.
[부산=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배우 김지미와 안성기가 4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 야외무대에서 열린 특별 프로그램 ‘김지미를 아시나요’ 오픈토크에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10.04 alwaysame@newspim.com |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김지미는 먼저 “여러분의 사랑 덕에 오게 됐다. 한국영화 발전에 부산 시민들의 열정이 큰 역할을 했다. 부산 시민의 열정은 속된 말로 극성스러울 정도로 대단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이 나이(24회)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여러분의 절대적인 지원과 사랑 때문”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지미는 1957년, 열일곱 나이에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김지미는 “우연히 김기영 감독에게 픽업돼 배우가 됐다. 그때만 해도 한국영화가 일 년에 한두 편 나올 때였다. 행운이었다”며 “올해가 한국영화 100년이라고 알고 있다. 그중 63년을 영화계에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미의 데뷔작인 ‘황혼열차’는 안성기의 첫 영화이기도 하다. 김지미는 “안성기 씨가 그때 다섯 살이었다. 저는 그때 보육원 보모 역이었고 안성기 씨는 고아 역이었다. 그때 인연을 맺었다. 선후배로 보이지만, 우린 엄연한 동료”라며 웃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안성기는 “너무 어려서 기억 안나지만, (김지미가) 정말 예뻤다는 기억은 있다. 어떻게 저렇게 예쁠까 생각했다”며 “선배는 1950년대 전쟁이 끝난 후 한국에서 영화를 열심히 만들 때부터 (배우 일을)시작했다. 한국영화 중심을 관통하면서 우리 영화의 부흥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부산=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배우 김지미와 안성기가 4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 야외무대에서 열린 특별 프로그램 ‘김지미를 아시나요’ 오픈토크에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10.04 alwaysame@newspim.com |
김지미는 배우 활동 외에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그는 임권택 감독의 ‘잡초’(1973)를 시작으로 다수의 영화를 제작했다. 1985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영화사 지미필름을 설립,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지미는 “나이를 먹고 경력이 쌓이면서 영화가 사회에 주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느끼게 됐다. 그때만 해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영화 관련법이 바뀌었다. 폭력적인 영화, 유흥가 여성을 다룬 작품만 통하고 사회 고발성 영화는 검열됐다. 저 같은 사람이 연기할 영화가 없어졌다. 직장을 잃은 거다. 그렇게 방황하다가 제작이라도 하자 싶어 지미필름을 만들었다”고 떠올렸다.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것을 놓고는 “한국영화가 얼마 상영되면 외국 영화는 얼마큼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때 영화인이 많이 좌절했고 방황했다. 저라도 나서서 한국영화계를 위해 일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뒤에서 머뭇거리지 말고 앞장서자 싶었다”며 “영화인을 위해 움직이고 그들의 권익을 보호해주는 자리였는데 오히려 많은 영화인의 덕을 봤다”고 공을 돌렸다.
이에 안성기는 “선배는 영화인협회 이사장을 하면서 스크린쿼터 등 영화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었을 때 앞장섰다. 큰 힘으로 영화계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회상했다.
[부산=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배우 김지미가 4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 야외무대에서 열린 특별 프로그램 ‘김지미를 아시나요’ 오픈토크에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10.04 alwaysame@newspim.com |
여성 영화인들을 위한 조언을 요청하는 말에는 “나는 여성, 남성 구분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지미는 “영화인이면 여성일 수도 남성일 수도 있다. 남녀 구분이 없다. 남성이 우세할 수도 여성이 우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류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른 세상은 쳐다보지 말고 열심히만 해라. 나도 열심히 지켜보면서 격려하겠다.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열심히 해서 좋은 연기자가 돼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지미는 “제가 연기할 때는 지금처럼 풍요롭지 않았다. 늘 부족했다. 현재 한국영화가 이만큼 발전한 건 여기 있는 안성기를 비롯한 많은 영화인의 노력과 끊임없는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제게 주셨던 사랑, 우리 후배들에게도 한국 영화계에도 고루 나눠달라. 한국영화가 더 발전해서 세계에서 가장 우뚝 설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지미를 아시나요’는 안성기가 함께한 ‘영화인 김지미’ 1부를 시작으로 김규리, 조진웅이 함께하는 ‘영화인 김지미’ 2부, 전도연과 함께하는 ‘여배우 김지미’, 이영하, 정진우 감독, 곽경택 감독이 함께하는 ‘인간 김지미’로 이어진다. ‘영화인 김지미’는 4일, ‘여배우 김지미’는 5일, ‘인간 김지미’는 6일 열린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