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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로 떠나는 중국기행] ④양조장을 나온 '소프트파워', 고량주 비즈니스

기사입력 : 2019년09월25일 10:02

최종수정 : 2019년09월25일 11:09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여기서 몇 시간 더 가면 항저우(杭州)라는 곳이 나와요. 그곳에는 서호(西湖)라는 큰 호수가 있는데 중국인이 1년 동안 마시는 바이주(白酒, 백주)가 양으로 따지면 아마 서호만큼 될 겁니다." 

오래전 중국 남방 출장길에 기차 안에서 만난 중년의 중국 남성은 한국에서 온 기자에게 이렇게 허장성세를 부렸다. 이 남성은 침대칸에 앉아 독한 백주를 한 모금씩 병째 들이키며 "한국의 백주 격인 소주는 너무 싱겁고, 많이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며 자기 취향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중국인들이 연간 마시는 백주의 양이 항저우에 있는 바다처럼 넓은 호수 서호만큼 될 거라는 얘기는 당연히 취중에 떠는 허풍이었다. "중국에는 백주를 만드는 회사가 수십만 개가 있어요. 중국의 백주는 차(茶)와 같이 원래 병을 고치는 약이었습니다. 백주는 중국 5천년 인문이 녹아든 문화상품입니다." 이 남성은 자신의 목적지인 항저우 기차역에서 내릴 때까지 믿거나 말거나 한 백주 얘기를 끝도 없이 늘어놓았다.

중국인들이 얼마나 많은 백주를 마시는지 정확한 통계를 찾기는 쉽지 않으나 2018년 기준 총 871만 킬로리터의 백주가 중국에서 생산된 것에 비춰보면 14억 명의 인구가 소비하는 대략적인 백주의 양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백주는 중국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핫한 소비품목 중 하나다. 2016년 통계에 따르면 백주는 주요 생활 소비품 가운데 시장 규모에서 담배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위인 패스트푸드 식품이나 4위인 유제품 시장보다도 훨씬 큰 시장이다. 소득증대 덕에 화장품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소비품 랭킹 7위로 부상했지만 백주에 비하면 시장 규모가 3분의 1도 안 된다. 

백주를 제조하는 기업은 중국 전역에 걸쳐 약 3만 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2018년 현재 국가통계 당국의 관리를 받는 규모 이상의 백주기업은 약 1445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서는 백주 기업 수와 생산량이 모두 줄고 있는데, 이는 대형화 구조조정과 프리미엄 위주의 브랜드화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서 업종 쇠퇴와는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증시의 전체 식품 음료 상장기업 가운데 백주 섹터가 매출과 순이익에서 눈에 띄게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도 백주 소비가 얼마나 왕성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19년 상반기 기준 백주 상장기업 매출과 순익은 각각 19.4%, 25.6%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식품 음료업종 전체 매출 및 순익 증가율을 각각 5.8%포인트, 4.3%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2018년 한해 기준으로 백주산업의 총 매출액은 전년비 12.88% 증가한 5363억 83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비 29.98% 증가한 1250억 위안으로 훨씬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같은 해 중국 백주업종의 양대산맥인 귀주모태(貴州茅台, 구이저우마오타이)와 오량액(五糧液, 우량예)은 순익에서 각각 30.4%, 39.1%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중국 백주업종의 황제주 귀주모태 [사진=바이두]

중국에서 백주산업은 교육사업과 더불어 인류와 끝까지 운명을 힘께 할 대표적인 황금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백주 유통에는 외상이 없다. 일부 브랜드는 웃돈을 줘야 간신히 물건을 건네받을 수 있을 정도니 외상이 있을리 만무하다. 특히 귀주모태와 같은 최고급 백주 영업에서는 후에 매출장부를 보면 실제 판매한 것보다 항상 수취금액이 더 많은데, 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비즈니스 구조가 워낙 탄탄하다보니 중시에 상장된 20개의 중국 백주 주식은 많은 투자자들에 의해 늘 유망 가치주나 성장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백주 분야가 중국 업종 가운데 최고의 캐시카우 사업이라는데 어떤 애널리스트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주요 백주기업 주가는 미중 무역전쟁의 강풍에도 전혀 끄떡하지 않고 여봐란 듯 흔들림 없는 우상향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월 24일 귀주모태 주가는 1200위안에 바짝 다가서면서 3500여 개 중국 상장사 중 시가총액 1위(유통주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회사 연고지인 구이저우성 전체 GDP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고성장기에 선호했던 금융주나 우량 부동산 종목보다는 단연 백주를 최고의 포트폴리오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결과 연초와 9월 말로 접어든 현 시점의 주가를 비교해보면 귀주모태는 두 배 가까이, 우량예는 3배 가까운 폭등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상하이 종합지수 상승률은 20%를 약간 넘었을 정도다. 중국에서 백주분야가 얼마나 핫한 산업인지 단적으로 예시하는 대목이다.

지금이야 이렇게 잘 나가지만 백주산업에도 한때 뼈아픈 트라우마가 있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출범 초기의 일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2년 가을 당대회에서 총서기에 취임하자마자 역사상 가장 강도가 센 부패 척결의 칼을 빼 들었다. 반부패 구호를 앞세워 당국이 관용차 구매와 공무접대비, 해외 출장비 등 이른바 3공경비를 옥죄면서 백주 업종은 직격탄을 맞았다.

3공 통제가 강화되면서 백주 업종 영업이 난조를 보였다. 2013년에는 전에 없던 마이너스 성장세까지 기록했다. 3공 관련 업종 중에서도 백주분야는 가장 매출 타격이 컸고 주가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당시 일부 분석가들은 백주업종이 앞으로 재기 불능 상태에 빠져들 것이라는 걱정스러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사람들은 훗날 '백주의 겨울'이라는 말로 당시의 혹독했던 업황을 회상하고 있다. <5편으로 이어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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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공태양, 세계 최초 1억도 1000초 운행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개발 중인 인공 태양이 세계 최초로 1000초 운행에 성공했다.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Experimental Advanced Superconducting Tokamak)'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 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21일 전했다. 1억 도의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1000초 이상 운행하기는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신화사는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진은 2012년에 플라즈마의 30초 운행에 성공했고, 2016년에 60초를 달성했으며, 2017년에는 101초를, 2023년에 403초 운영을 성공시켰다. 중국과학원의 연구진은 "핵융합 장치가 최소 수천 초 동안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만 플라즈마의 자가 순환을 실현할 수 있으며, 핵융합 발전소가 영구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번 실험의 성공으로 인공 태양이 기초 과학의 영역에서 벗어나 현실화의 영역으로 접어들게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EAST 프로젝트는 초고온, 초저온, 초고진공, 초강력 자기장, 초대전류 등 200여 개 핵심 기술과 200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06년 EAST 장치가 완공된 후 21차례의 물리 실험이 진행됐고, 플라즈마 작동 횟수는 15만 회를 넘어섰다. 연구진은 "EAST를 통해 국제 협력을 확대하고, 미래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핵융합 발전은 지구상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수소를 원료로 하며, 방사능과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우려가 없어서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태양의 에너지 생성 과정을 재현하기 때문에 '인공 태양'이라고도 불린다. 상용화까지는 20여 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이스트 장치 모습. [신화사=뉴스핌 특약] 조용성 특파원 = 2025.01.21 ys1744@newspim.com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에 성공하자 연구진들이 기뻐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조용성 특파원 = 2025.01.21 ys1744@newspim.com ys1744@newspim.com 2025-01-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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