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가 4일(현지시간) 크게 올랐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원유 수출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 지표 호재 및 홍콩 당국의 송환법 철회 방침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경감되자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유가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2.32달러(4.3%) 상승한 56,26달러에 마쳤으며 국제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 거래소의 브렌트유 12월물은 2.44달러(4.2%) 상승한 60.70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 7월 10일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계 주가지수는 지정학적 우려가 완화되고 중국 서비스 부문 경기 확장세가 가속화되면서 반등했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일부 회복됨에 따라 유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1으로 3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규 사업과 고용이 1년 여 만에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제조업 위축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경기 추세를 거스른 서비스업의 확장세는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홍콩 당국의 송환법 철회 발표에도 주목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을 3개월 간 혼란에 빠뜨렸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을 철회한다고 선언했다.
송환법 철회 외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등 시위대의 4가지 요구 사항은 모두 거부됐으나 시위를 촉발한 핵심 사안이었던 송환법이 철회된 만큼 지정학적 불안 요인은 완화됐다.
이날 발표되는 미국석유협회(API)의 통계에 앞서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3주 연속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시장의 전반적인 펀더멘탈이 여전히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유가느 여전히 무역전쟁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미중 협상팀의 대면 회담 날짜를 정하는 데 시간이 길어질 수록 올 여름 형성된 저점을 테스타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중국과 무역 협상이 재선 이후까지 길어질 경우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무역전쟁이 미국의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앞서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미국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1로 2016년 8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위축 기준점인 50 이하로 떨어졌다. 유로존 제조업 경기도 7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가리켰다.
BP의 브라이언 길베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에 "전세계 원유 수요는 소비가 둔화함에 따라 올해 일 평균 100만배럴(bpd) 이하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간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