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이래 첫 영업 손실...'던파'에 의존해 연명
수년간 수백억 쏟은 프로젝트도 '중단' 단행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넥슨의 조직개편 '칼끝'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PC온라인과 모바일 사업 부분의 조직 개편에 이어 프로젝트 중단도 단행했다. 여기에 '핵심 경영진'까지 사의를 표명했다.
넥슨이 대대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대해진 조직의 비효율성도 드러난 것도 이유라는 분석이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128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4년 창업한 이래 처음이다. 이로인해 저성과자 및 저성과 프로젝트에 대한 대대적인 조치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30일 "더욱 잘하기 위해 고민해서 진행된 사업통합"이라고 조직개편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미지 = 넥슨] |
넥슨은 현재 다수의 게임을 출시했지만 이렇다할 만큼 수익을 낸 작품이 없다. 자회사인 네오플이 개발한 액션게임 '던전앤파이터'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에 의존해야하는 신세다. 이 마저도 줄고 있는 게 문제다.
네오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 2157억원을 기록했고, 넥슨의 영업이익은 9806억원에 그쳤다. 넥슨은 올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던전앤파이터의 수익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 성과 없는 프로젝트 중단...경영진 교체
넥슨은 먼저 성과가 없는 프로젝트를 과감히 접고 있다. 앞서 넥슨레드의 '제노 프로젝트'를 중단시키고, '데이브' '네 개의 탑' 등을 개발하던 네오플 산하 '스튜디오 42를 해체시켰다. 이어, 8년간 638억원을 쏟은 온라인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페리아연대기' 개발을 전격 중단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언어 현지화' 작업을 이유로 출시가 미뤄지고 있는 다크판타지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시노앨리스' 또한 중단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여기에 현재 서비스되고 있지만 성과가 부진한 게임 철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넥슨은 15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올 상반기에 자체 IP(지식재산권) 기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트라하'를 출시했다. 하지만, 매출 20위권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개발 기간 6년, 개발비 200억원을 쏟아부은 '야생의 땅 : 듀랑고' 또한 양대 마켓 매출 순위 200위권에 머물고 있다.
[사진 = 넥슨] |
핵심 경영진에 대한 조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넥슨코리아 출신인 정상원 넥슨 신규개발총괄 부사장과 박지원 넥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가 최근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사장은 지난 1996년 넥슨에 입사한 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후 회사를 나온 뒤 2014년 다시 넥슨에 자리 잡았다. 그는 '페리아연대기' 개발을 맡았던 넥슨 손자회사 띵소프트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이번에 개발이 무산되면서 타격을 받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 GCOO는 2003년 입사해 2014년 대표이사를 지냈다. 최근 무산된 회사 매각을 이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발적인 사의 표명으로 알려졌지만, 성과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7개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넥슨 개발조직 및 수장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넥슨 측은 관련 내용에 대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넥슨 노동조합인 '스타팅포인트'는 다음 달 3일 넥슨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고용안정 보장 촉구 집회를 열 계획이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