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C공항서비스 노조 "92.3% 압도적 찬성으로 첫 파업 가결"
"공항공사, 상여금 낮추고 기본금에 산입...용역업체 때보다 열악한 상황"
"제대로 된 자회사 아닌 덩어리만 큰 용역업체 만든 꼴"
"노사 상생협의회에 당사자 없이 자회사 분할 논의...권한 위임한 적 없다"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의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이 공항공사에 온전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첫 파업을 결의했다.
이들은 자회사 정규직 전환 이후 용역업체 비정규직 시절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내몰렸으며 노사 상생협의회에서 노조 측 입장이 제대로 대변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KAC공항서비스지부, 전국KAC공항서비스노조,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전국시설관리노조 등은 26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찬성 92.3% 압도적 가결로 KAC공항서비스 노동자 첫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KAC공항서비스지부, 전국KAC공항서비스노조,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전국시설관리노조 등은 26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찬성 92.3% 압도적 가결로 KAC공항서비스 노동자 첫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2019.08.28. hwyoon@newspim.com |
노조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909명 중 877명이 참여해 92.3%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앞서 지난해 8월 한국공항공사 노사는 비정규직 41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소방·폭발물 처리반 300여명은 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고 나머지는 자회사인 KAC공항서비스에 고용해 2019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대해 노조는 공항공사가 KAC공항서비스 노동자들의 상여금을 낮추고 기본금에 산입해 노동자들의 처우가 용역업체 소속 시절보다 오히려 악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9년도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0.9% 인상됐지만 KAC공항서비스 노동자들은 공사 측이 4% 인상률을 고수하면서 임금 인상이 억제됐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항공사는 지난해 6월 19일 합의한 노사전문가협의회 결정에 따라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고 밝혔다”며 “하지만 공항공사는 특혜성 의혹 등 발생 우려를 이유로 KAC공항서비스에 ‘최저낙찰률(87.995%)’을 적용해 기존 상여금의 300%를 기본급화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용역업체 소속 시절보다 더 열악한 상황으로 노동자들을 내몬 것”이라며 “공항공사와 KAC공항서비스가 제대로 된 자회사를 설립한 것이 아닌 덩어리만 큰 용역업체를 만든 꼴”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노사전문가 상생협의회’의 당사자 중 하나인 자회사 노동자는 논의에서 빠진 상태에서 자회사 분할이 추진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KAC공항서비스 하나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공항공사가 ‘공항운영 효율성’을 들먹이며 자회사를 계속 분할하는 것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을 명백히 기만하는 행위”라며 “공항공사는 지난해 해산한 노사전문가협의회 구성원 그대로 상생협의회를 구성했지만 KAC공항서비스 노동자 누구도 그들에게 논의에 대한 권한을 위임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항공사는 모회사로서 진정성과 책임감 있는 자세로 최저임금 인상 회피 꼼수를 중단하고 온전한 정규직 전환을 위해 나서라”며 “자회사 분할이 아닌 전국 시스템을 동일하게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KAC공항서비스 노동자들은 청소미화, 전기, 통신, 토목·건축, 전기, 주차 등 다양한 직종으로 구성됐다. 정확한 파업 인원과 일정은 지방노동위원회의 필수유지업무 인력 결정 이후 나올 전망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주최 측 추산 15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말로만 정규직화 한국공항공사 규탄한다” “편법적 최저임금 무력화 한국공항공사 규탄한다” “당사자 빠진 상생협의회 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경비 인력 80여명을 배치했으며 김포공항 국내선 출입구 앞 도로 1차선을 통제했다.
hw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