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靑 수보회의 주재…대북 메시지 언급
"정부, 중심 잃지 않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
평화경제 거듭 강조 "미래의 핵심적 도전·기회"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남·북·미 대화국면은 다시 오지 않을 천금 같은 기회"라며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한걸음씩 나가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미 간의 대화가 시작됐고 진도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대화 국면은 그냥 온 것이 아니다"면서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고조됐던 긴장에 대한 우려와 때 맞춰 열리게 된 평창올림픽의 적절한 활용, 남·북·미 지도자들의 의지와 결단에 힘 입어 기적처럼 어렵게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이 기회가 무산된다면 언제 다시 이런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역지사지하는 지혜와 진정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이행하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여나가는 상호간의 노력까지 함께 해야 대화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중심을 잃지 않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가 분쟁의 장소가 아닌 번영의 장이 돼 우리와 북한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의 공동번영에 이바지하는 그 날을 향해 담대하게 도전하고 당당하게 헤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8.15 경축사에서 밝힌 '평화경제'를 거듭 언급하며 "우리 미래의 핵심적 도전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구상 마지막 남은 냉전체제를 해체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 질서를 만드는 세계사의 과업이자 한반도의 사활이 걸린 과정"이라며 "70년 넘는 대결과 불신의 역사를 청산하고 한반도의 운명을 바꾸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남북 간의 의지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협력이 더해져야 하기 때문에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평화롭고 강한 나라가 되려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이며, 북한으로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
문 대통령은 이날 직접적인 대일 메시지는 밝히지 않았다. 반면 미사일 발사와 대남 비난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북한을 향해 '남북 간 대화의 장'으로 돌아올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북한은 최근 '통미배남'(通美俳南, 미국과는 소통하고 한국은 배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미사일 시험발사를 사과하며, 북미 정상 간 소통의 끈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한국과 대화의 문은 닫고,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와 한반도 정세가 경색된 책임은 한국에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평화경제를 강조한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겨냥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仰天大笑.하늘을 보고 크게 웃는다)할 노릇"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한과는 대화할 의제도, 마주앉는 일도 없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