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잠무-카슈미르주 스리나가르에서 카슈미르 자치권과 거주민의 특별지위를 보장해 온 헌법을 폐지한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지역의 통신은 일주일째 차단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스리나가르 수라 지역에 있는 모스크에서 오후 기도를 마친 주민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고 목격자들은 진술했다. 시위대는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자유"라고 구호를 외치며 마을을 행진했고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여성들은 이들을 뒤따랐다.
시위대는 "헌법 35A조항을 되살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배너를 들고 있었고 일부 배너에는 "모디, 카슈미르는 당신 아버지의 영토가 아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앞서 지난 5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카슈미르 특별지위를 보장하는 헌법 370조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시위 구호에 나온 '35A항'은 370조에 포함된 조항으로 잠무-카슈미르주 입법부가 영구 거주민을 규정하고 이들에게 지역 내 특별 지위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 9일에도 같은 지역에서 최소 1만여명이 참가한 시위가 발생했다. 딜바그 싱 잠무-카슈미르주 경찰청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범법자들이 보안 병력에 돌을 던지기 시작했고 1000~1500명은 다시 모스크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싱 청장은 이날 경찰 측의 최루탄과 공기총 사격에 대해 시위대의 돌팔매질에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리나가르 지역 통제는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 배후의 무장단체에 의한 테러 위협이 있다며 무슬림이 대다수 주민인 스리나가르를 봉쇄 조치했다. 정부는 해당 지역에 수만 명의 군 병력을 배치하고 300명 이상의 정치인과 운동가들을 체포하거나 가택연금에 처했다. 또 인터넷과 TV, 전화 등 통신망이 모두 차단됐다.
이슬람교 축제인 '이드 알 아드하'를 앞두고 일부 상점이 문을 열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규제가 완화됐으나 규제는 11일 재개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찰관들은 이날 순찰을 돌며 상인들에게 상점을 닫고 집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했으며, 수천 명의 군인들은 철야 경계를 이어갔다.
11일(현지시간) 잠무-카슈미르주 스리나가르에서 열린 카슈미르 특별지위에 대한 내용이 담긴 헌법 370조의 폐지를 반대하는 시위에서 주민들이 시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8.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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