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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나만 몰랐던 이야기 '누구나 아는 비밀'

기사입력 : 2019년08월01일 12:20

최종수정 : 2019년08월02일 16:59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라우라(페넬로페 크루즈)는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이들과 고향을 찾는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 기쁨도 잠시, 결혼식 파티 중 딸 이레네가 납치되고 라우라에게 딸의 몸값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도착한다.

라우라와 가족들, 라우라의 오랜 친구이자 과거 연인 파코(하비에르 바르뎀)는 이레네를 찾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고 이들은 미묘한 긴장 속에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영화 '누구나 아는 비밀' 스틸 [사진=오드]

영화 ‘누구나 아는 비밀’은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1), ‘세일즈맨’(2017)으로 칸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아카데미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를 휩쓴 이란의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4년간 공을 들인 작품이다. 

납치 소동을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이 영화는 범인 검거(사실 납치범은 처음부터 쉽게 알아챌 수 있다)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평범한 일상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납치라는 큰 사건 아래 인물들 간 관계와 그들 사이에 비밀이 하나둘 드러나며 비로소 시작된다. 가족이란, 가장 믿어온 존재들이 서로를 의심하면서 발생하는 균열은 여느 스릴러 못지않은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이들이 나누는 비밀의 성격(?)에 있다. 가족들이 오랜 시간 감춰온 비밀은 비밀이 아니다.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진실에 불과하다. 여기서 오는 묘한 공감과 싸늘한 울림이 있다.

영화 '누구나 아는 비밀' 스틸 [사진=오드]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전작들이 그랬듯 ‘누구나 아는 비밀’ 역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세밀히 살피며 ‘책임’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딸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는 라우라의 행동에도, 모든 것을 버리는 파코의 결단력에도, 납치범의 범행 동기에도 결국 책임이란 문제가 녹아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배우 부부 페넬로페 크루즈와 하비에르 바르뎀이 7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두 사람은 하루아침에 딸을 잃어버린 라우라와 그의 전 연인 파코로 호흡을 맞춰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쳤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작이다. 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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