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일본노선 줄줄이 운휴 결정
여행사 日 패키지 예약률 반토막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국내 여행 및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3분기 실적악화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1%(650원) 하락한 2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제주항공은 일본 여행 보이콧 여파로 9개월 만에 처음으로 2만원대로 내려앉았으며,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진에어 역시 이달초 2만원대에서 1만7000원대로, 티웨이항공은 6000원대에서 5000원대로 내려가며, 여름휴가 성수기 시즌에 부진한 모습을 나타낸다.
최근 3개월 제주항공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
앞서 지난 1일 일본 정부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등 제조에 필수적인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공식화했다. 수출 규제 품목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HF), 포토리지스트(PR) 등 일본이 세계 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소재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다음날부터 한국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했다. 일본 여행 보이콧 움직임까지 번졌고, 지난 17일 회원 수 130만명 규모의 국내 최대 일본여행 커뮤니티 카페가 운영 중단까지 선언했다.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건 물론 예약 취소를 하는 등 보이콧 강도가 높아지면서 단거리 노선 비중이 높은 LCC의 타격이 본격화됐다.
티웨이항공은 7월 하순부터 무안~오이타, 8월 중순 부산~오이타 등을 운휴한다. 에어부산은 대구~도쿄 노선 운항 중단, 9월 1일부터 대구∼오사카 노선을 2편에서 1편으로 감축 운항한다. 이스타항공 역시 부산~일본 2개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도 일본 노선 2~3개가량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 주가에 반영된 우려는 일본의 경제보복보다는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내국인들의 일본 해외여행심리 악화에 대한 우려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려가 장기화될 경우, LCC 주가는 3분기 실적 개선에도 제한적인 상승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에는 최근 한-일 양국간 갈등으로 인한 일본 노선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주요 홈쇼핑에서도 일본 여행 패키지 상품 광고가 취소되고 SNS에서 일본행 비행기 예매 취소를 인증하는 등의 모습이 최근 연출되고 있다. 보통 비행기 예매가 1~2달 전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8월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모두투어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
일본 패키지여행 예약률도 저조한 수치를 보이면서 여행주 역시 급락했다. 이날 모두투어는 전 거래일 대비 3.45%(600원) 내린 1만6800원에 마감했다. 장중한때 1만67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하나투어는 2.57% 하락했다.
모두투어는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일본 여행상품 신규 예약 건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하나투어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신규 예약자가 1000여명이 넘어섰지만, 이달 8일 이후 하루 평균 500명 선으로 대폭 줄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자연재해 등의 영향으로 부진했던 송출객 수는 올해 7월부터는 기저 및 여름 성수기와 맞물려 성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일본 경제제재 이슈로 당분간 일본 지역 수요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대외악재가 실적 및 투심에 지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예약률 등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접근해야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