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장수 동촌리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22일 밝혔다.
동촌리 고분군 분포도위성(201906, 수정) [사진=문화재청] |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장수군 장수읍 마봉산(해발 723.9m)에서 서쪽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와 능선을 따라 지름 20~30m 내외의 중대형 고총을 포함한 83기가 분포된 고분군이다. 유구와 유물의 특성을 근거로 5세기 초엽부터 6세기 초엽에 걸쳐 형성된 가야세력의 수장층 고분군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3년 처음 발굴조사가 이뤄진 후 2018년까지 총 여섯 차례의 시굴·발굴조사가 진행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고분은 총 83기다. 이는 전북 지역 가야고분군 중 단일유적으로는 최대 규모의 가야 고분군이다. 특히 가야계 구덩식 돌덧널무덤(수혈식 석곽묘)에서 가야계 토기와 백제계 토기가 혼재된 채 발견돼 가야문화뿐만 아니라 백제와 역학관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 유적으로 확인됐다.
30호분 토기들 [사진=문화재청] |
특히 2015년 발굴조사에서는 가야계 고분 최초로 징이 박힌 편자가 말뼈와 함께 출토됐고 2017년 조사에서는 고령, 합천, 함안 등 지역 수장층 무덤에서만 출토된 것과 같은 재갈이 나온 바 있다.
그 밖에 고분들에게서 둥근고리자루칼, 은제귀걸이, 휴대용 화살통 등 그동안 대가야와 소가야계 수장층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도 확인돼 동촌리 고분군이 수장층의 무덤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1호분의 평면은 타원형으로, 주변에 호석을 두르지 않아 그동안 확인된 영남지방의 가야고분과 차별된다. 무덤 축조기법은 지표면과 생토면을 반반하게 고른 후 1m 내외의 높이로 흙을 쌓고 되파 묘광을 마련했는데 마한의 분묘 축조기법에 영향을 받은 묘제양식으로 보인다.
사진 3. 28호분 전경(탐색조사 완료 후) [사진=문화재청] |
문화재청 관계자는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그동안 백제권으로 인식됐던 장수 지역에 가야세력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리는 중요한 유적"이라며 "정부혁신 역점과제인 가야사 조사·연구는 물론 가야와 백제의 역학관계와 교류사를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고대 사회상을 밝혀줄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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