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올해보다 240원(2.87%) 오른 8590원으로 결정
자영업자 "오른 것 자체 불만"...아르바이트생 "오른 것에 만족"
[서울=뉴스핌] 구윤모 이학준 기자 = 2020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240원 올라 10년 만에 최저 인상폭을 기록하자 자영업자, 아르바이트생, 시민 등 현장의 반응은 12일 엇갈렸다.
자영업자들은 이미 최저임금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라며 '인상 자체'에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아르바이트생들은 적은 인상 폭보다 소액이라도 '인상 사실'에 주목하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사진=뉴스핌DB] |
아르바이트생 12명을 고용하고 있다는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 유모(32)씨는 “정부 입장에서 올리긴 해야 하는데 부담은 되니까 이 정도만 올린다는 보여주기 식 아닌가”라며 “자영업자들에게는 지금 최저임금 수준도 매우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국가가 아니라 업주들이 주는 것”이라며 “최저임금을 무작정 올리는 것이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자영업자들도 나름대로 살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편의점주 임모(59)씨도 “최저임금이 얼마 올랐느니, 이런 건 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라며 “그동안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랐다. 이번에 적게 올랐다고 해도 여전히 부담되는 건 마찬가지”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오늘 새벽에도 16만원어치 팔았는데 지급 8만원 주고, 물품 원가 7만~8만원으로 따지면 오늘은 적자”라며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 수가 똑같으니 매출도 같은데 인건비는 올랐으니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은 대체로 이번 최저임금 인상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근 수년간 가파른 인상폭을 기록한 만큼, 숨 고르기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학교 방학을 맞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이은성(25)씨는 “아르바이트 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시급이 많이 오르면 좋다”며 “그러나 오히려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도 크지 않았나. 그럼에도 240원이라도 오른 것이라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정지현(24·여)씨도 “4년 전 20살 때부터 알바를 계속 하고 있는데, 그 때만 해도 시급을 6000원 받았다. 지금 이 정도면 정말 많이 오른 것”이라며 “이번 인상액이 적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음식점 아르바이트생 박현우(28)씨는 “예전에 일했던 곳에서 시급이 오르자 아르바이트생을 줄이려고 했었다”며 “최저임금이 1만원 가까이 더 오른다면 업주들도 부담을 느껴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거나, 근무시간을 줄이려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이날 오전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2020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40원(2.87%) 오른 8590원으로 결정했다. 최저임금 2.87% 인상은 1988년 최저임금위원회 제도 시행 이후 역대 3번째로 낮은 수치다. 2%대 인상률은 2010년 적용 최저임금안이 2.75% 오른 이후 1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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