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참빗장'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 예고하고, 고행주(74, 전라남도 담양군) 씨를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참빗장'은 빗살이 가늘고 촘촘한 머리빗을 일컫는 참빗을 만드는 기술과 그 기능을 보유한 장인이다. 우리나라 빗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통일신라에 처음 나타나지만, 참빗은 청주 미평동·성화동 삼국시대 유적에서 출토돼 삼국시대부터 참빗이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덕온공주 유물(국가민속문화재 제212호) - 해당 유물 중 윗줄 왼쪽(0132) / 밑에서 두 번째(0133)가 참빗(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 [사진=문화재청] |
고려시대에는 어용 장식품을 제작하던 중앙관청 중상에서 빗을 만드는 소장이 소속돼 활동했다. 태안 앞바다에서 출수된 고려시대 선박 마도 1호선과 마도 3호선에서 참빗이 나와 당시 왕실과 귀족층을 비롯해 참빗이 널리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빗을 만드는 장인들이 세분화돼 참빗 명칭이 기록으로 등장한다. 조선 초 <세종실록>의 '오례'에서 참빗을 가리키는 '죽소'라는 명칭을 확인할 수 있다. <경국대전>에 따르면 경공장에 대나무로 빗을 만드는 '죽소장'을 별도로 둬 참빗을 제작했다. 1477년 <성종실록>에는 중국에 참빗 1000개를 하례품으로 보냈다는 기록이 나온다. 참빗이 한국을 대표하는 특산품이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참빗 작품 [사진=문화재청] |
현대 대표적인 유물로는 조선 23대 임금 순조의 셋째 공주 덕온공주(1822~1844)가 7세에 공주로 책봉되던 때 사용했던 '덕온공주 유물(국가민속문화재 제212호)'에 참빗이 포함돼 있다.
참빗은 빗살 사이가 촘촘해 일반적으로 옛날 사람들이 머리를 단장하고 때를 빼거나 이를 잡는 데 주로 사용했다. 이러한 참빗은 대나무를 가늘게 자르기, 빗살을 실로 매기, 염색하기, 접착과 건조, 다듬기 등 약 40가지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기본적으로 대나무를 다양한 크기로 자르고 손질해야 하며, 빗살의 간격을 촘촘하고 고르게 유지시키는 세밀한 작업이 핵심 공정이라 숙련된 손놀림이 중요하다.
참빗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고행주 씨(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15호 참빗장 보유자) [사진=문화재청] |
이번에 '참빗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고행주 씨는 현재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15호 참빗장' 보유자다. 1945년에 입문, 지금까지 74년간 참빗장 기술을 전승하고 있다. 고행주 씨의 집안은 그의 증조부 고 고찬여 옹이 생계를 위해 참빗을 제작한 이래 현재 아들까지 5대가 대를 이어 담양에서 가업을 잇고 있다.
그동안 고행주 씨는 전라남도와 담양군에서 시행하는 각종 시연행사에 참석하고, 전국공예품 경진대회 등 다수의 대회에서 수차례 입상하는 등 참빗이 잊히지 않도록 전승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이번 보유자 인정조사 과정에서는 전승능력, 전승환경, 전수활동 기여도 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 국가무형문화재 참빗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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