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의 지난달 대미 희토류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에 대한 보복으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어긋나는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희토류 생산업체 몰리콥의 생산시설에 희토류 4종 샘플이 진열돼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또 지난달 전체 희토류 수출 규모가 두 자릿수의 감소를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대미 수출 증가가 의외라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지난달 중국이 미국에 수출한 희토류가 전월 대비 20% 이상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6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17가지 원소를 지칭하는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첨단 의료 기기와 군사용 장비까지 폭넓게 사용되는 원자재로, 중국이 전세계 생산의 90%를 차지한다.
또 미국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가 80%에 이르는 상황이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장비 제조에 사용되는 희토류를 중국에서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여전히 전체 수입 물량 가운데 중국의 비중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10일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자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보복 카드 중 하나로 희토류를 지목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시성의 생산 현장을 직접 방문, 새로운 대장정을 시작한다고 언급했다는 소식은 이 같은 주장에 더욱 설득력을 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관측과 달리 지난달 미국에 수출된 중국산 영구 희토류는 43만961kg(431톤)으로, 전월 대비 21.5% 급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4.4% 늘어난 수치다.
뿐만 아니라 로이터는 지난달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규모가 2017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주로 원유 정제 시설에서 사용되는 란타넘의 수출 규모가 지난달 534톤으로, 전월 대비 무려 59.4% 늘어났다.
중국 정부는 최근 연이어 희토류 생산 및 수출 규제를 대폭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때문에 지난달 대미 수출이 급증했지만 반전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애덤스 인텔리전스의 라이언 카스틸룩스 이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월간 수치의 커다란 변동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지난달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확신할 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28~29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고위 정책자들은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협상 재개 소식을 전하며 결과에 대해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