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전략적 자산배분 통해 분산투자 효과 누려야"
"금융상품 손익통산 허용 선결과제...국민연금·일임형 ISA 전략 참고"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개인 투자자들의 비합리적 투자행태를 꼬집는 보고서가 나왔다. 단타매매·몰빵투자를 지양하고, 목표수익률과 위험 감내 수준을 미리 책정하는 연기금의 자산배분 전략을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 = 자본시장연구원] |
18일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과 연기금의 투자방식 비교: 전략적 자산배분의 중요성' 보고서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신중한 분석 없이 인기 있는 주식이나 펀드를 고가에 매수했다가 인기가 시들해진 뒤 낮은 가격에 되팔거나, 소수 종목에 자산을 집중하는 몰빵투자도 드물지 않게 보인다"며 "개별 종목 선정과 타이밍 등 오로지 전술적 자산배분에만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술적 자산배분은 연기금의 자산운용 의사결정 과정 중 하나다. 펀드매니저가 재량으로 시장상황에 대응하거나 이를 이용해 초과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단 자산군별 투자비중을 전제하고서다. 세부 종목선택, 매수·매도 타이밍 선정 등 액티브한 운용으로 벤치마크(성과평가 시 비교대상으로 쓰는 지수) 대비 높은 수익을 내는 활동이다.
권 연구원은 "짧은 시간 동안 변동성 높은 종목을 집중 매매하는 등 지나치게 큰 투자 위험부담을 지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행태는 실망스러운 투자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은 부정적 경험이 누적다면 투자자가 위험자산 투자를 기피하고, 자산운용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펀드시장에선 이미 개인 이탈 현상이 감지된다. 지난 4월 말 개인 투자자들의 공모펀드 판매잔액은 86조원이다. 2009년 말 159조원 보다 46% 줄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 공모펀드 판매잔액은 60조원에서 88조원으로 33% 늘었다.
권 연구위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에겐 적합한 수준의 목표수익률과 위험 감내수준을 설정하고, 전략적 자산배분을 수행해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이라며 "이를 통해 대형 연기금처럼 낮은 변동성을 유지하면서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기금은 운용목적에 부합하는 목표수익률과 위험감내수준을 설정하고, 전략적 자산배분을 통해 자산군별로 최적의 투자비중을 찾는다. 그 뒤 전술적 자산배분을 결정한다.
전략적 자산배분은 국내외 주식, 채권 등 핵심 자산군에 대해 투자비중을 결정하는 것이다. 각 자산군별 기대수익률과 서로 다른 자산군 간 상관관계와 분산투자 효과를 추정한다.
권 연구위원은 "국민연금과 같이 정교한 의사결정체계를 가지고 있는 금융기관의 전략적 자산배분 결과를 포트폴리오 구성에 활용하거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위험성향별 모델 포트폴리오를 참고해 봄직하다"며 "간접 투자는 로보어드바이저와 생애주기형펀드(TDF)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엔 금융상품에 대한 통합과세체계 도입을 주문했다. 세제정책으로 개인의 전략적 자산배분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권 연구위원은 "금융상품 손익통산 허용은 반드시 선결해야 하는 과제"라며 " 이익이 나는 상품에는 세금이 부과되는 반면 손실을 본 상품에서는 전혀 보전이 이뤄지지 않는 비대칭성은 분산투자 효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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