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언제 끝날지 아무도 예상 못해
우리나라의 중국 우회수출 타격은 생각보다 작아
중국 경기침체로 인한 한-중 경기동조화 우려 확대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중국 경기둔화 및 수출 풍선효과(덤핑)로 인해 우리나라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아시아금융학회는 공동으로 '미중 무역협상과 외환시장 안정대책'이란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안재빈 서울대 교수와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미중 무역협상과 한국경제' 세션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진단하고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안재빈 서울대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에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타결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며 협상 결렬 △현재 상태를 유지하며 분쟁 지속 등 크게 3가지 시나리오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어느 쪽으로, 언제 결말이 날지 아무도 모른다"며 "양국이 서로에 대한 관세를 최종 결정한다고 해도 다시 결정이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미중 무역분쟁이 경제문제로 치부돼 왔으나, 이제는 이념과 자존심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안 교수는 강했다. 전세계 불확실성 인덱스(World Uncertainty Index) 역시 무역분쟁 우려로 지난 10년래 최고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정식 아시아금융학회장이 11일 은행회관에서 정책세미나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백진규 기자] |
이어 발표한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 피해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가격경쟁력 악화 및 한-중 경기동조화 피해가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주원 이사는 중국의 대 미국 수출에서 한국 부가가치 비중은 사실상 5%에 불과하며, 금액적으로도 26억달러 정도로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산업별로는 전기기계, IT, 화학 등에 피해가 집중될 수 있는 상황이다.
주 이사는 오히려 "중국의 대 미국 수출 부진에 따른 주변국으로의 수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덤핑 등 밀어내기 수출을 시도하고, 위안화 약세를 조장할 경우, 우리나라는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 피해가 확대된다는 분석이다.
이어 그는 중국 경제 경착륙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급격한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투자를 조정할 경우 한국의 대 중국 자본재 수출도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 이사는 "중국 정부가 겉으로는 경기부양을 외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보면 경기부양 의지와 수단이 부족한 면이 있어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주 이사는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한국 수출증가율 및 경제성장률 하락을 분석했다. 중국 성장률이 4.4%까지 하락할 경웅 우리나라 수출은 3.9%포인트(p)가 줄어드는데다, 경제성장률은 1.2%p가 하락해 반토막이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8년 4월 IMF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했다. 그러나 1년 뒤인 올해 4월 IMF 전망치는 3.3%까지 하락했다. 주원 이사는 "사실상 이 기간동안 달라진 건 무역분쟁"이라며 중국 경기둔화가 전세계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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