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리밸런싱·무역분쟁 장기화 우려에 급락
외인 이틀간 1조800억 투매, 코스닥도 1.61% 빠져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정기변경 이슈와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외국인 투매로 코스피가 2020선까지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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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9일 코스피 장중 추이 [자료 = 키움증권 HTS] |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5.51포인트(1.25%) 급락한 2023.32로 거래를 종료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020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 1월8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특히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외국인 중심 매물이 쏟아지며 낙폭을 확대했다. 오전 10시 40분경에는 2016.50까지 빠지며 2000선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코스피 하락을 이끈 것은 외국인투자자였다. 전날 7189억원을 순매도하며 작년 9월7일 이후 가장 큰 매도세를 기록한 외국인은 이날도 3611억원을 팔아치웠다. 이틀간 1조800억원을 매도한 것이다. 지난 24일 이후 최근 4거래일 간 누적 순매도액만 1조5845억원에 달한다.
이날 조정은 MSCI 신흥시장(EM) 지수 편입 비중 조정에 따른 외국인 리밸런싱(재조정) 매물이 꾸준히 유입되며 지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급격히 증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로 미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새벽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93% 빠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0.84%, 0.39% 하락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MSCI EM 지수 내 한국 비중이 축소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 원화 약세, 유럽발(發) 정치 리스크 등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업종별 지수는 비금속광물(0.16%)만이 소폭 올랐을 뿐 대부분 종목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종이목재(-2.47%), 기계(-2.13%), 금융업(-1.94%), 유통업(-1.67%), 의료정밀(-1.66%), 보험(-1.62%), 의약품(-1.60%) 등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가 1.76% 내렸고 현대자동차(-1.83%), 삼성전자 우선주(-1.33%), 셀트리온(-0.27%), LG화학(-0.92%), 신한지주(-4.79%), SK텔레콤(-0.58%) 등이 빠졌다. SK하이닉스(0.30%), 현대모비스(0.23%), 포스코(0.85%)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급락하며 하루 만에 700선을 반납했다. 코스닥은 전장 대비 11.29포인트(1.61%) 내린 691.47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1304억원을 팔았고, 기관도 5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증시가 가진 밸류에이션 대비 하락폭이 지나치게 큰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2000선 안팎에서 바닥권을 형성하며 반등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81배까지 하락하며 연초 저점인 0.78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0.77배에 근접했다”며 “2011~2015년 바닥권에 도달한 만큼 하방경직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무역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MSCI 매물 부담은 1차 시기를 지났다고 판단된다”며 “6월 코스피 예상밴드 2000~2150을 제시하며, 2000선 아래에서는 단기 트레이딩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