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쌀 수확량 많다는 이유로 참드림 종자 보급종으로 채택 안해
[안산=뉴스핌] 순정우·이지은 기자 = “예전에는 아키바리 쌀을 찾았는데, 요즘은 ‘참드림’ 쌀을 더 많이 찾아요.”
21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에서 모내기 작업 중인 농업인 문상복(66) 씨는 뉴스핌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곳은 한켠엔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낮선 농촌 풍경이지만, 이곳에서 40년간 벼농사를 해 온 문씨는 3년 전부터 3만평의 농지에 경기도가 개발한 신품종 벼종자인 참드림을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인근에서 논에서 농업인 문상복(66) 씨가 안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순정우 기자] |
문씨는 “예전에는 일본품종인 아키바리 쌀을 찾았는데, 요새는 참드림 쌀을 더 많이 찾는다”며 재배가 수월하며 수량성이 좋고 쌀에 찰기가 많아 밥맛이 좋다는 점을 참드림의 장점으로 꼽았다.
참드림 종자는 삼광과 국내 토종벼 조정도를 교배해 만든 종이다. 이 품종은 농약을 사용해 재배하는 추청과 달리 병해충 저항성이 있어, 친환경으로 재배할 수 있기에 농가의 선호도가 높다.
현재 경기도의 쌀 재배 면적은 총 7만8012ha이며, 이 중 64%는 외래 품종이 차지하고 있다. 추청(아끼바레),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 등 일본 종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사실상 그동안의 경기미는 일본 품종의 쌀이었는데 '참드림'이 등장하면서 진짜 '경기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도내 3만9000ha에 달하는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는 추청(아끼바레)은 지난 1955년에 일본에서 육성된 품종으로 병해충 저항성이 약하고 소비자 밥맛 선호도가 낮다.
고시히카리 재배면적은 약 9600ha로 병해충과 쓰러짐에 약해 농업인의 재배가 어렵고 쓰러짐 발생 시 쌀품질이 저하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21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인근에서 논에서 농업인 문상복(66) 씨가 '참드림' 종자로 모내기를 하고 있다.[사진=순정우 기자] |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는 지난 2016년도부터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밥쌀용 벼 신품종을 육성한 것이 '참드림'이다.
문씨는 “참드림을 원하는 농가가 많지만, 보급량이 적다”며 “동료 농민들도 참드림을 보급종으로 승인해줘야 한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 농가 5000ha가 참드림 종자를 공급받길 원했으나 반도 미치지 않는 1300ha만이 보급받았다. 참드림은 정부보급종 아니어서 공급량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량에 미치지 못 한다.
현재 정부는 쌀 생산량 300평당 570kg 이하를 보급종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참드림의 수량성은 평균은 590kg로 측정돼 보급종으로 채택되지 않은 상태다.
21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인근 모내기 현장에서 이양기에 참드림 종자를 싣고 있다.[사진=순정우 기자] |
그러나 농업 현장에선 참드림 쌀은 상온저장성이 좋아 더운 여름에도 변하지 않고 밥맛이 좋아 점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고, 학교에서 급식에도 이용하길 바라는 요청이 있다고 한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도내 추청 재배율이 50.9%인 것에 반해 참드림은 5%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참드림이 정부보급종으로 채택, 많은 농가에 보급돼 추청이나 고시히카리 대신 국내 품종 벼를 생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jungw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