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김정호의 4차혁명 오딧세이]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것들

기사입력 : 2019년05월20일 08:00

최종수정 : 2019년05월20일 08:00

◆ 금빛 모래의 추억은 변하지 않는다

시인 김소월은 1902년에서 1934년까지 활동한 일제 강점기의 우리나라 대표적인 시인이다. 향토적인 체취가 강하게 풍기는 전통적인 시를 지었다. 

     김정호 교수

우리 민족의 문학적 생리에 배여 있는 민중적, 민요적 리듬을 잘 살려준 대표적인 시인이기도 하다. 그는 서구 문학이 범람하던 시대에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에 기반한 시를 썼다.

그 김소월의 시 중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고 때때로 속으로 노래로 부르면서 외우는 시가 바로 ‘엄마야 누나야’ 이다. 후에 그 ‘엄마야 누나야’ 시는 나주 남평의 음악가인 작곡가 안성현을 만나 노래로 다시 태어났다.

그 노래는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려 있어 누구나 다 불렀던 노래였지만 작곡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노래가 주는 연상 장면도 좋고, 냄새도 좋고, 추억도 좋고, 그리고 노래 소리도 좋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특히 이 시를 더욱 좋아하는 것은 어렸을 적 개인적인 추억과도 관계가 깊다. 초등학교 1,2 학년 때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상화계리에 있는, 화계 초등학교 바로 옆에서 살았다. 홍천의 깊은 자연 속에서 진달래도 따먹고, 복숭아 과수원도 보고, 여름에는 개울가에 놀면서 살았다. 겨울에는 얼음 썰매도 탔다. 아직도 집 바로 앞 도토리 나뭇잎으로 햇빛이 투과하면서 내뿜는 연녹색 잎사귀 색깔이 선명하다.

그때 계절이 아마 5월 초였을 것이다. 이때가 나뭇잎 색깔이 연녹색으로 제일 선명하다. 그 시절 부모, 형, 누나들과 같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개인적인 정서가 익은 장소이다. 그 집 근처에 작은 개천이 흘렀다. 홍천강 지류인 셈이다. 그 때 그 작은 강가 모래사장은 금빛이었다. 자갈 색깔도 금빛이었다. 나뭇잎도, 모래도 물도 모두 햇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시의 모습이 그 모습 그대로이다. 40-50년 전 김소월 시에서처럼 물가에서 물장구도 치고 놀았다. 엄마도 있었고, 누나도 있었다.

수년 전 그곳 홍천을 다시 방문해 보니, 꿈속의 옛 모습은 조금 바뀌었지만, 동네길과 초등학교는 그대로 있었다. 나에게 감성적, 정서적 바탕이 된 어릴 적 추억은 그대로이다. 김소월의 시와 추억과 ‘금빛 모래’는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금빛 모래’는 다시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빛을 발하면서 변하지 않게 살아 있다. 실리콘 반도체 원재료를 금빛 모래에서 추출해서 만들기 때문이다.

김소월 시인. [출처=나무위키]
홍천강의 풍경. [출처: 다음블로그, 한국의 산천]

◆ 인공지능 시대에도 실리콘 전성시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알고리즘 혁명이 핵심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역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실리콘 반도체’ 가 계속 전성한다는 사실이다. 어떤 물질이나 부품보다도 그 중요성이 계속 높아지고, 앞으로 30년은 더 그러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프로세서, 센서, 저장장치로 구현하는데 실리콘 반도체가 가장 효과적이다. 집적도가 높아, 대량생산하고, 그 결과 가격을 낮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수율이 높고 가격이 싸다. 웨이퍼 사이즈도 크게 해서 동시에 많은 수의 반도체 제작이 가능하다. 그리고 전력 소모가 작다. 그래서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인공지능 컴퓨터이든, 빅데이터 저장 장치든 모두 꼭 필요한 것이 실리콘 반도체이다.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 물질이면서도 불순물의 주입함에 따라 n-type 반도체와 p-type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거기에 두 물질을 붙이면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다. 디지털 스위칭도 할 수 있고, 신호도 증폭하고, 송수신도 한다. 두 개 반도체를 서로 꼬아 연결하면 데이터도 저장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여러 가지 반도체 물질 중에 실리콘이 제일 안정적이다. 나노 미터급으로 만들어도 그 특성을 보존하고, 시간이 지나도 잘 변화하지 않는다. 10년 이상 되어도 특성이 잘 변화하지 않는다. 그래서 10 년 전 컴퓨터를 켜도 동작한다.

이처럼 인공지능 시대에도 실리콘 반도체의 수요와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물질이 바로 실리콘이다.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물질이 당분간 발견되기 어렵다. 김소월의 시에 나오는 바로 그 ‘금빛 모래 추억’과 같다.

다음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영원히 필요한 소자가 실리콘 메모리 반도체이다. 특히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인공지능 컴퓨터에서 계산 결과를 저장하기 위한 디램의 수요는 영원하다. 앞으로 실리콘 반도체의 중심이 메모리로 이동할 것이다. 그야말로 실리콘 메모리 세상이 된다. 필자가 1996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에 근무할 때도, 반도체 메모리 사업이 가장 성장도가 높았고, 2019년 이후 20-30년간 그 성장은 계속된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빅데이터가 권력이고 원유이고 자료이다. 그를 저장하기 위한 실리콘 메모리는 끝없이 늘어난다. 이 현상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공정이 진행중인 실리콘 반도체 웨이퍼 사진, [출처=테크월드]


◆ 인생에서 변하지 않는 세가지

우리 인생에도 변하지 않는 3가지가 있다. 어려운 결정을 할 때 꼭 상기한다. 과도한 욕심이나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제일 첫째로 변하지 않는 것이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발버둥으로 쳐봐야 대략 100 세 연령이 최대이다. 이 진리를 이겨내는 인간은 없다. 진시황도 불로초를 찾지 못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으로 생각한다.

두 번째는 ‘하루 최대 먹을 수 있는 식사가 세끼’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명예가 있어도 권력이 있어도, 돈이 있어도 밥을 세끼 이상 먹지 못한다. 더 먹으면 살쪄서 당뇨병 걸리고, 고혈압에 증상이 나타나고 성인병이 걸린다. 요즘은 오히려 간헐적 단식으로 식사량을 줄이려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하기 어려운 진리가 대부분의 우리에게 ‘아내는 한 명’ 이라는 점이다. 2~3 명 있어도 큰 문제다.

이처럼 변하지 않는 이 세가지는 누구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해도 당분간, 아니면 영원히 이 3가지는 변할 가능성이 없다. ‘금빛 모래’의 추억과 같다.

한국인의 주식 쌀 밥, [출처=bibigo]

 

 joungho@kaist.ac.kr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금감원, 고려아연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이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는지 불공정 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서울 본원에서 열린 현안 간담회에서 함용일 부원장은 "(고려아연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짓 누락사항 없이 충실하게 알리는 공시 기본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 개연성이 있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조사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 취할 예정이다"고 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고려아연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에 관여한 미래에셋증권 현장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을 위해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10.31 mironj19@newspim.com 금감원이 집중하는 부분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정에서의 법 위반 여부다. 만약 고려아연 이사진이 공개매수를 결의한 시점에서 이후의 유상증자 계획까지 알고 있었는데도 공개매수 신고서에 해당 내용을 누락했다면 문제라는 인식이다.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신고서에서 유상증자 예정 내용이 없었다는 점을 중요한 정보 누락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존주주들이 대규모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공개매수 의사결정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부정거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고려아연 공개매수 사무 취급을 한 증권사와 유상증자를 모집 주선한 증권사는 모두 미래에셋증권으로 같다. 따라서 시기가 겹치므로 이를 독립적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도 2개의 사안을 모두 알았을 수 있다는 의심이다. 이는 현재 현장 검사 중으로 확실한 내용은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함 부원장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모집 주선자로 돼 있어 주관사로 하는 거보다는 민사적 책임이 덜하겠으나, 부정거래가 성립된다면 자본시장법상 증권사는 불법 행위 알고도 눈 감는 걸 못하게 돼 있으므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의 최근 유상증자와 관련해서는 "시장 불안을 충분히 인식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충실 여부를 점검해 증자의 목적, 배경, 주주에 미치는 영향, 공개매수 시 밝힌 목적에 부합하는지, 투명 공시 여부 등을 확인해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한 경위 등을 살피고 위계 부정거래 등의 위법행위 파악 시 관련 증권사에 대해서도 엄중히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심사는 법정 검토기간인 10일 이내에 진행되며, 필요시 감독당국의 정정 요구도 가능하다. 현재 분위기로는 정정신고요구가 불가피해 유상증자 시기가 늦춰지거나 극단적으로는 유상증자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onginus@newspim.com   2024-10-31 17:42
사진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누구?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신세계 총괄사장을 맡은 지 9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유경 신임 회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의 외동딸로 30일 단행된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용진 회장이 그의 오빠다. 정유경 회장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1996년 조선호텔에 상무보로 입사해 호텔과 디자인 업무를 맡았으며 지난 2009년부터는 신세계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에 오른 이후 패션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2015년에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취임한 뒤 외형 성장을 일궈냈다. 출점한 지역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다져온 결과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상반기 6조1928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작년 동기 대비 5.5% 성장한 수준이다.  정유경 회장이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첫해인 2015년 상반기 매출액(3조353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신장한 수준이다. 정유경 회장이 백화점 사업을 6조원 규모로 키워낸 것이다. 한편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며 면세 부문인 신세계디에프(DF), 패션·뷰티 부문인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세계까사,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nrd@newspim.com 2024-10-30 11: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