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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富西貴 南貧北賤'은 옛말, 확 바뀐 중국 수도 베이징의 인문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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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청취 전통문화의 요람 베이징의 심장부
시청취 집값 제일 비싼 곳, 경제 금융 중심지
북쪽 하층민 거류지에서 첨단 IT 메카로
남쪽 낙후 지역 오명 벗고 경제 개발 한창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천년의 역사를 품은 고도(古都) 베이징(北京)은 정치 문화 관광 교육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을 선도하는 도시다. 2000여만 명의 주민이 함께 살아가는 만큼 구역별로 다양한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역사 인프라 정책 문화 경제 등에 따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전통문화와 현대가 공존하는 베이징의 4대 대표 지역구 특징을 소개한다.

◆ 둥청구 '라오(老)베이징의 상징, 베이징의 심장부'

베이징 동북부에 위치한 둥청구(東城區)는 왕푸징(王府井) 둥단(東單) 난뤄구샹(南鑼鼓巷) 구이제(簋街)가 자리 잡고 있는 라오베이징(老北京, 오래된 베이징)의 핵심지다.

면적은 전체의 0.25%(41제곱킬로미터, km²)에 불과하지만, 베이징의 국가급 문화재 37%가 이곳에 모여있다. 톈안먼(天安門) 자금성 융허궁(雍和宮) 톈탄(天壇) 중구러우(鐘鼓樓) 등이 모두 둥청구에 속한다.

역사와 문화의 학습장인 만큼 과거에는 ‘딱딱하다’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최근에는 2030세대의 취향에 맞춘 고전풍 아이템을 발굴하는 등 전통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베이징 구궁(北京故宮)으로 불리는 자금성이다.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장소로 여겨지던 베이징 구궁은 최근 내부에 커피숍 훠궈(火鍋, 중국식 샤브샤브)매장을 오픈하는 등 비즈니스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귀요미 황제 캐릭터를 이용한 굿즈(Goods, 파생상품) 판매 매출도 연간 10억 위안(약 1640억 원)에 달한다.

난뤄구샹 후퉁(胡同, 옛 골목길)과 같은 전통 역사 문화거리도 ‘도로 경제’의 기반을 굳히며 도시경제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거리의 옛 모습은 보존하면서 주변에 탐방로와 매장을 세우는 방법으로 최고의 힐링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다.

◆ 시청구, '비싸다 비싸, 베이징 최고의 부촌'

베이징 서북부에 위치한 시청구(西城區)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부촌(福村)’이다.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1인당GDP 규모가 가장 큰 지역은 시청구다. 2018년 1분기 기준 시청구의 1인당GDP는 8만263위안(약 1372만 원)으로, 2위인 둥청구 보다 약 2만5000위안 많다.

시청구는 주택 가격이 가장 비싼곳이기도 하다. 2018년 10월 기준 시청구의 기존 주택 가격은 제곱미터당 12만2971위안(약 2103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식 평(3.3㎡)으로 환산하면 평당 67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베이징은 예로부터 왕족과 귀족이 모여 살던 시청구를 중심으로 개발됐고, 이곳은 자연스럽게 금융 경제 교육 정치의 중심지가 됐다.

시청구에는 베이하이공원(北海公園) 중난하이(中南海) 스차하이(什剎海) 시단(西單) 인민대회당(人民大會堂) 등 관광명소는 물론, 국무원(國務院) 재정부(財政部) 중앙기율검사위원회(中央紀委) 등 중앙국가기관이 다수 위치해 있다.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고등학교인 베이징4중(北京四中)과 베이징사범대학 부속실험중학(北京師範大學附屬實驗中學)이 이곳에 있어 명실상부 최고의 학군지역이다. 때문에 시청구를 교육열이 가장 뜨겁다는 ‘쉐취팡(學區房, 명문 학교와 인접해 있는 곳)’으로 불리기도 한다. 

베이징 금융타운 진룽제(金融界, 금융가)도 시청구에 위치해 있다. 당국은 베이징을 중국 최고 금융허브로 키우겠다는 계획 하에 인민은행(人民銀行) 중국은행(中國銀行) 건설은행(建設銀行) 공상은행(工商銀行) 등 주요 금융업체 본부를 이곳으로 모았다. JP모건 등 외국계은행 중국법인 역시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 하이뎬구, '밤새 사무실 불빛이 꺼지지 않는 곳'

베이징 서북지역에 위치한 하이뎬구(海澱區)는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곳이다. 베이징대학(北京大學) 칭화대학(清華大學)을 비롯한 명문대학교가 밀집해 있을 뿐만 아니라 IT 첨단기술 요람인 중관춘(中關村)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

세계 명산에 등재한 샹산(香山)부터 청나라 왕조 황실 정원 위안밍위안(圓明園, 원명원)까지 유명한 관광명소도 많지만 하이뎬구는 대학구(區)와 첨단 산업단지로 명성이 높다.

지난 1998년 당국이 중관춘을 중국 첫 첨단기술 개발단지로 승인한 이후 저급한 백색가전과 휴대폰, 게임기 등 짝퉁 전자기기를 팔던 중관춘은 첨단 기업의 메카로 변신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한 중국 IT의 산증인인 셈이다.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滴滴出行)에 따르면 저녁 9시 이후 택시 이용자가 가장 많은 오피스 건물 1~5위 가 모두 하이뎬구에 위치해 있다. 야근이 많은 IT업계가 몰려 있는 만큼 늦은 시간 집으로 복귀하는 택시 이용자가 많은 것이다.

한 네티즌은 “하이뎬구에 가면 덥수룩한 머리에 바람막이를 무심하게 걸친 남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기운 없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그들의 눈빛은 항상 날카롭게 빛난다”고 하이뎬구의 표정을 묘사하기도 했다.

한편 대학교와 사무실 건물이 집중돼 있는 만큼 외지 출신 인구 유입이 많은 편이다. 2017년 기준 하이뎬구 인구는 약 348만 명으로, 그 중 외지 출신 인구가 128만 명(37%)에 달한다.

◆ 난청, '우리는 언제쯤 부자가 되나…'

'난청(南城)'은 베이징 남부를 가리키는 단어로, 펑타이구(豐臺區) 다싱구(大興區) 스징산구(石景山區)를 포함한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베이징에서 가장 황량한 곳으로 불려왔다. 청나라 이후 베이징에는 ‘동쪽엔 부자(상인)가, 서쪽엔 선비(관원, 학자)가 모여살고, 남쪽엔 가난뱅이, 북쪽엔 하층민이 모여산다(東富西貴 南貧北賤)’는 말이 생겨났다. 이런 흔적은 세월이 흘러 모두 퇴색됐지만 '난청'으로 불리는 베이징 남쪽 지역이 다른지역에 비해 가난한 것만은 주지의 사실이다. 

1980년대까지 농촌지역의 모습을 하고 있던 난청은 오랜 시간 ‘낡고 배고픈 곳’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펑타이구의 경우 차이오양구 하이뎬구와 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발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펑타이구가 과연 베이징이 맞긴 맞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역개발이 더뎠다.

2018년 상반기 통계에 따르면 펑타이구와 스징산구의 지역 GDP를 합산해도 시청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뎬구 GDP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이러한 남부 지역 개발을 위해 당국은 2009년부터 대대적인 도시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펑타이구는 경제개발을 위해 지난해 상반기 지역 GDP 3분의 1에 달하는 212억 위안의 재정을 부동산 개발에 쏟아부었다.

 

leem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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