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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금융을 흔들다]①냉장고로 '송금하고' 은행 앱으로 '아이템 산다'

기사입력 : 2019년04월24일 06:30

최종수정 : 2019년04월24일 09:53

수십 년간 공들여 만든 금융결제계좌, 핀테크업체에 전면 개방
결제전문은행, 전국민 자산관리, 빅 데이터, 송금서비스 무료 등장
"단순 식생활이 데이터...재무·소비패턴·신용도 등 빅데이터가 돈"

[편집자주] 디지털금융의 신천지가 곧 열립니다. 올 연말부터 핀테크기업들은 한국은행-일반은행-금융결제원간 결제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즉 모든 계좌와 금융거래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비단 핀테크뿐만 아닙니다.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들 역시 IT기업으로의 외형 확장, 변신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금융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뉴스핌이 조망해봅니다. 

<글 싣는 순서>                                   

①냉장고로 송금하고 은행 앱으로 게임 아이템 산다

②핀테크와 만난 금융..."오픈하고 공유해야 생존"

③"딩동! 3초 과속주행...보험료 OO 증액됩니다"

④“국민·하나·신한·우리은행 중 한곳 사라질 수 있다”    

⑤“근면성실 은행원 끝나”…신입 절반 IT전공, 디지털인재 육성

⑥금융이 만드는 4차산업 생태계…발굴, 투자, 구매까지

⑦ 1호 핀테크 ‘핀크’가 말하는 성공비결과 과제들

(完) “은행·보험 지분투자 15% 규제를 풀어라”

 

[서울=뉴스핌] 한기진 최유리 기자 = “HSBC에서 ‘HSBC 모바일 앱을 통해 다른 은행 계좌도 바꿀 수(송금, 결제, 이체) 있다’고 이메일이 왔다. 이게 무슨 말이지? 우리나라에선 안 되는 건데...” 

송현도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이 지난해 영국에서 일할 때의 경험이다. 송 과장은 당시 금융관료로서 충격적인 정부정책을 접했다. 영국 중앙은행이 실시간 총액 결제시스템을 핀테크 기업인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에 오픈한 것이다. (한국에서) 중앙은행에 근무하는 사람에겐 정말 깜짝 놀랄만한 뉴스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은행, 금융결제원, 일반은행들이 수십 년 간 엄청난 자금을 들여 만든 실시간 거래시스템 이용 권한을 스타트업들에게 준 것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공동결제시스템(오픈뱅킹)을 가동했다. 즉 소매금융시장의 주요 9개 은행(HSBC, 바클레이즈, 로이드뱅킹그룹, RBS그룹, 산탄데르 등)의 자유 입출금 계좌와 수표발행 정보를 오픈뱅킹시스템을 통해 핀테크업체들이 이용하도록 길을 터준 것이다. 1번 타자로 선정된 트랜스퍼와이즈는 송금 수수료를 기존에 10분의 1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고, 일약 유럽의 스타 핀테크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 같은 시스템이 우리나라에도 오는 12월 도입된다. 오픈뱅킹이다. 이에 핀테크 기업들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은행, 보험, 증권사 등 전통 금융회사들도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쏟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서춘석 신한은행 디지털그룹 부행장은 “금융결제망은 서로 다른 은행들간 정보제공도 허용하지 않아 고객들로선 모바일 앱으로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데 불편함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오픈뱅킹을 시작으로 은행과 핀테크가 함께 시너지를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 ”인터넷은행보다 파괴력 센 핀테크 곧 도래”

오픈뱅킹으로 나타날 디지털금융 형태는 △마이 페이먼트(PISP) △마이 데이터 △ 결제전문은행 △빅데이터 등 크게 4가지다.

PISP는 가령 토스의 송금서비스가 거의 무료로 된다고 보면 된다. 예컨대 지금은 KB국민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송금할 때 각 은행별 계좌 대 계좌 지급시스템이어서 두 은행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 오픈뱅킹은 계좌가 한곳으로 통합된 공동 결제시스템이기 때문에 토스 1건당 거래비용이 400~500원에서 10분의1인 40~50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토스는 현재 송금 10건만 무료인데 앞으로는 모든 거래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결제전문은행은 네이버(네이버페이), 카카오(카카오페이), NHN엔터테인먼트(PAYCO), 신세계(SSG페이) 등 간편결제·송금 서비스가 새로워진다. 지금은 사용자가 1회 200만원 한도로 선불 충전해 사용한다. 올해 1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간편결제방식이 모두 이런 방식이다. 앞으로는 한번 로그인으로 본인의 모든 계좌에서 결제·송금 처리가 가능하고, 모바일 쇼핑 금액의 이용한도도 없어진다. 국민은행 모바일 앱으로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계좌를 통한 결제·송금도 가능해진다.

마이 데이터는 한마디로 ‘전 국민의 모바일 프라이빗 뱅킹(PB)'이다. 신용정보 통합조회, 재무관리 및 금융 상품 중개 등의 기능이 허용돼, 소비자의 재정상황과 투자관심에 맞는 1대1 자산관리가 된다.

황원철 우리은행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마이데이터 산업이 열리면 금융회사를 넘나들면서 상품에 대한 베스트 초이스가 가능해진다"면서 "전혀 새로운 형태의 비대면 채널이 나타나는 것으로 인터넷은행보다 파급력이 훨씬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 “먹고 마시고 자는 것, 그 자체가 금융데이터”

또한 소비자를 둘러싼 각종 정보가 상품 추천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먹고 마시고 자는 데이터가 곧 금융'이 된다. 재무현황, 소비패턴, 신용도 등 각종 빅데이터가 금융에 활용될 수 있다.

김철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은 "미국의 경우 페이스북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보도 금융에 활용된다"며 "예를 들어 '오늘은 연차'라는 정보가 올라오면 여가에 필요한 상품을 추천하고, '직장 생활이 힘들다고 얘기하면 이러한 정보가 신용평가에 반영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미 소소한 디지털금융은 소비자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금융사들이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넷마블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나 유통, 각종 생활 서비스 플랫폼과 동맹을 구축해 은행과 은행 밖 채널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이다.

KEB하나은행은 LG전자 냉장고에 인공지능(AI) 금융 서비스인 '하이뱅킹'을 탑재해 가전제품을 통해서도 계좌 조회나 간편 송금 등이 가능하게 했다. 신한은행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방'에서 전세대출 한도를 확인하면, 은행앱으로 연결해 대출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생활 속 친숙한 플랫폼을 이용하다 금융 니즈가 생기면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은행 플랫폼 자체도 변화한다. 신한은행은 자사 모바일앱 '쏠'에서 넷마블 게임 아이템을 제공한다. 앱에서 동호회를 만들어 일정을 공유하면, 회비납부나 관리 서비스도 따라온다. KB국민은행은 자사앱 '리브'에 여행 플랫폼 '와그'를 연결해 여행정보를 찾다 환전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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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이 된 1450원...환전 시기 등 문의 봇물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 4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대로 치솟으면서 고민이다. 이씨는 내년 1월 가족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예정인데 환율이 급등해 원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달러 환전 시기, 환전 방법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A씨의 경우처럼 은행 영업점에 환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A은행의 영업점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전시기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환율 수수료 우대에 대한 문의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은행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우대하기 때문에 더욱 저렴하게 환전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KB스타뱅킹), 신한은행(신한쏠), 하나은행(하나원큐) 등 '앱환전'을 한 후 영업점에 방문해 이를 찾기만 하면 된다. 고객은 원하는 금액과 환전 날짜를 선택하고, 예약을 완료하면 지정된 날짜에 해당 금액을 확정된 환율로 환전할 수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전 예약 시 예약한 금액과 환율에 대한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특정 조건에 따라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출국 전 급하게 공항에서 환전한다면 손실액은 커진다. 공항에서는 일반적인 현찰매매율이 아닌 '공항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달러화 기준 4%내외가 적용된다. 수수료 우대율도 낮게 적용돼, 일반 지점보다 3~4배 이상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12.19 yym58@newspim.com 또한 방문하려는 국가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을 출금할 수 있는 카드를 미리 만들어 가지고 가는 것도 또 하나의 팁이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100% 환율 우대, 해외 결제·인출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제공한다. 미국에서 해당 카드를 이용하면 북미 전역에 있는 올포인트(Allpoint) 로고가 부착된 ATM에서 인출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달러 변동에 대비해 미리 환전을 해두고 현지 ATM에서 돈을 뽑아두면 원화값이 떨어져도 방어가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경우 태국과 필리핀에서 현지 제휴사 ATM에서 외화 출금이 가능한 '해외 ATM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로밍, 유심·이심 사용 고객이면 우리은행 앱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태국에서는 9만바트(약 360만원), 필리핀에서는 5만페소(약 120만원)까지 출금할 수 있다. 신한금융의 'SOL 트래블 체크카드'와 우리금융의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는 체크카드 연계 외화계좌에 달러나 유로를 예치하면 달러는 연 최대 2%, 유로는 1.5% 이자를 지급해주는 만큼 이자도 받을 수 있다.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경우 전 세계 통화 30종에 100% 환율 우대와 해외 결제 및 해외 ATM(자동 입출금기) 인출 수수료 면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토스뱅크의 외화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의 경우 부족한 돈을 자동 환전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외화를 미리 충전해두지 않아도 된다. B은행의 영업점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최적의 환전 시기를 특정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단기간에 환율이 급등한 상황에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일단은 환율 추이를 지켜보는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y2kid@newspim.com 2024-12-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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