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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맛있는 클래식의 향연"…2019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23일 개막

기사입력 : 2019년04월22일 16:03

최종수정 : 2019년04월22일 16:04

'음악과 미식' 주제로 12일간 다채로운 프로그램
당 타이 손, 이자벨 모레티, 라슬로 페뇨, 노부스 콰르텟 등 참석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이 봄, 아름다운 클래식을 맛있는 음식처럼 즐기는 축제가 펼쳐진다.

왼쪽부터 노부스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예술감독 강동석, 하피스트 이자벨 모레티, 첼리스트 라슬로 페뇨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사무국]

22일 오후 서울 인사동 오라카이스위츠에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예술감독 강동석, 세계적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하피스트 이자벨 모레티, 첼리스트 라슬로 페뇨, 노부스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이 참석했다.

올해 14회를 맞은 SSF는 '음악과 미식(Music & Gastronomy)'를 주제로, 클래식 음악과 음식을 매칭한 다채로운 미식 메뉴를 선보인다. 23일부터 5월 4일까지 12일간 스타터부터 디저트까지 잘 차려진 미식 코스요리 같은 포만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강동석 예술감독은 "음악가들은 여행을 많이 하고, 외국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면서 음식에 관심을 맍이 가진다. 음식은 음악가들에게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며 "음식과 음악을 연결하면 청중이 프로그램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것 같았다"고 주제 선정 이유를 밝혔다.

강동석 예술감독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사무국]

개막공연은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차려놓고 원하는 만큼 덜어먹는 스칸디나비아 뷔페 '스모르가스보르(Smorgasbord)'가 주제다. 전형적인 5개 코스로 이뤄지는 특성에 맞춰 5개 작품을 구성하고 마지막은 스칸디나비아 작곡가 스벤젠의 작품으로 마무리한다.

'미트 디쉬(Meat Dish)'를 주제로는 메인 코스 같은 묵직한 울림의 작품을 선보인다. '스타터(Starter)'에선 짧고 가벼운 곡들, '씨푸드(Seafood)'에선 드뷔시의 '바다' '조각배로'를 비롯해 해군 사령관 출신의 프랑스 작곡가 크라스의 작품 등 바다와 물을 연상케 하는 곡을 모았다. '퓨전(Fusion)'에서는 빌라-로보스, 하차투리안, 알베니즈 등 이국적 정취를 느끼는 '이그조틱 플레이버(Exotic Flavor)', 프랑스, 독일, 러시아의 민속적 색채를 느끼는 '에스닉 퀴진(Ethnic Cuisine)'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SSF에서 가장 주목할 아티스트는 당 타이 손이다. 베트남 출신 피아니스트인 그는 1980년 세계적 권위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했다. 우리나라는 조성진이 동양인으로서는 세 번째,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같은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당 타이 손은 "30여년 전부터 한국을 찾으면서 팬들과 음악으로 만나왔지만, 이번은 실내악으로 처음 만나기에 더 특별하다. 피아니스트는 다른 연주자와 달리 외롭다. 대부분 독주이고, 혼자 결정하는 부분이 많다. 실내악으로 다른 연주자들과 협연하는 특별한 경험을 갖게 됐다"며 "음악과 음식은 굉장히 비슷하다.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또 정해진 레시피 외에 직관도 필요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사무국]

당 타이 손은 쇼팽의 스페셜리스트답게 이번 공연에서 25일과 27일,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페데레프스키가 피아노와 현악 5중주를 위한 곡으로 편곡한 버전을 연주한다. 또 프랑크 '피아노 5중주', 슈트라우스 2세-쇤베르크 '남국의 장미' 등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그는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고른 데 대해 "쇼팽이 문학 살롱에서 친밀한 분위기 내에서 연주하는 걸 좋아했다. 오케스트라보다 현악 5중주와 함께 당시의 진짜 분위기를 살려보고자 선곡했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 국립문화훈장 및 문학훈장을 수여한 하피스트 이자벨 모레티, 첼리스트 라슬로 페뇨, 현악 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함께한다.

이자벨 모레티는 "한 두번 공연이 아니라 2주간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팬, 동료들과 시간을 나누게 된다. 프랑스 출신이기 때문에 이번 주제가 더 흡족하다. 음악을 통해 프랑스 요리의 진수를 들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노부스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하피스트 이자벨 모레티, 첼리스트 라슬로 페뇨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사무국]

라슬로 페뇨 또한 "실내악으로는 이번이 처음 내한이다. 이번 프로그램이 굉장히 특이하고 흥미롭다. 스벤젠 같은 한 번도 연주하지 않았던 곡도 도전하게 됐다. 음악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여러 음악과 색깔이 풍부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노부스 콰르텟의 김재영은 "미식을 주제로 잡은 게 기발하다. 음식과 관련되면 청중의 이해도 쉬워진다. 그만큼 흥미로운 레퍼토리가 많을 것"이라며 "실내악 팀으로써 이 축제에 매년 참여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외에도 매년 큰 사랑을 받는 '가족음악회'와 고즈넉한 윤보석 고택에서 즐기는 '살롱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강동석 예술감독은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젊은 청중이 많아 놀란다. 그러나 학생 때 공연을 찾은 후 지속되지 않는다는 게 아쉽다. 앞으로 젊은 사람들, 학생들이 계속 많이 와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제14회 SSF는 23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29일 가톨릭문화원 아트센터 실비아홀, 28일부터 5월 4일 폐막공연까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계속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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