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특성 인한 '강풍'..50일 넘게 이어진 건조한 대기도 영향
화재 취약한 '소나무'가 영동지역 대표 수종..대형 산불로 이어져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정부가 ‘재난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피해가 커진 강원 지역 대형 산불의 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리적 특성에 따른 강풍과 건조한 날씨, 양간지풍 등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면서 산불이 커졌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5일 기상청과 국립기상연구소 등에 따르면 이번에 화재가 처음 발생한 지역은 '양간지풍'과 '양강지풍'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양간지풍은 양양과 간성, 양강지풍은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부는 국지적인 강풍을 의미한다.
[속초=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내까지 번지고 있다. 5일 새벽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인근의 주택에 불이 붙어 있다. 2019.04.05. leehs@newspim.com |
이에 따라 한반도를 중심으로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의 저기압이 만나면 그 사이로 강력한 서풍이 불어오고 대기도 더 건조해진다. 한반도에서는 주로 봄철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화재가 시작되던 당일에도 초속 30m 이상의 강풍이 불면서 불길이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이 바람을 타고 불길이 고성지역 콘도는 물론 속초 시내와 강릉 옥계, 동해 망상까지 집어삼켰다.
이 같은 강풍은 화재 진압이 한창인 현재까지도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날 10시 10분 기준 화재 발생 주요지점 시간내 최대순간풍속(5일 오전 9~10시)은 △미시령 27.7m/s △속초 11.8m/s 울진 10.1m/s 동해 9.0m/s 간성(고성) 8.2m/s 옥계(강릉) 6.0m/s로 조사됐다.
현재 강원도 △강원북부산지 △강원중부산지 △강원남부산지 △정선평지 △삼척평지 △동해평지 △강릉평지 △양양평지 △고성평지 △속초평지 △태백 등에 강풍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전국적으로 50일이 넘도록 건조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습기가 없는 대기환경도 이번 산불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
산림청이 집계한 지난 1월 발생한 산불은 83건으로 예년 동기(24건)보다 3.5배 증가했다. 피해면적도 같은 기간(20ha)과 비교해 1.8배 늘었다. 새해 첫 날 있었던 강원도 양양 산불 당시에도 산림 등 43ha(42만㎡)가 불에 타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영동지역은 면적 82%가 산림으로 둘러싸인 탓에 나무가 습기를 머금지 못하면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이어지기 쉬운 환경이다. 더욱이 수종 대부분이 화재에 취약한 소나무로 이뤄져 있다 보니 영동지역은 소방 당국이 수시로 화재점검에 나서는 지역이기도 하다.
[고성=뉴스핌] 이형석 기자 = 5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인근에서 산림청 헬리콥터가 산불 진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04.05 leehs@newspim.com |
현재는 강원도 △양구평지 △정선평지 △평창평지 △홍천평지 △인제평지 △횡성 △춘천 △화천 △철원 △원주 △영월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한편 정부는 이날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인제군 일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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