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외상투자법 제정안 정식 통과 당일 저녁 3∙15완후이 방송
‘고발대상서 외국기업 하나도 포함안돼 중국기업만 8건 고발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기업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리는 중국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완후이(3∙15晚會)에 올해엔 외국기업이 하나도 언급되지 않아 외자에 대한 중국의 유화적인 제스처가 눈길을 끌고 있다.
3∙15완후이는 과거 금호타이어 스타벅스 폭스바겐 등을 소비자 클레임의 대표사례로 실명 거론, 그동안 ‘외국기업 저격 프로’로 불려온 간판급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다. 중국중앙(CC)TV와 정부기관이 공동으로 준비해 매년 3월 15일 생방송 한다. 영향력 및 파생력이 막강해 방송 중 언급되는 업체는 기업 이미지와 마케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양회폐막과 함께 '외국인투자법'이 통과된 15일 저녁 중국 국내외 기업인들의 긴장감 속에서 방송된 3∙15완후이에서 옳해엔 해외기업은 단 한 곳도 언급되지 않았다. 2011년 이후 매년 최소 1곳 이상은 해외기업을 ‘불량기업’으로 저격하던 예년과 매우 달라진 모습이다.
앞서 3∙15완후이는 맥도날드 까르푸 애플 폭스바겐 등 서방 주요 기업들을 표적으로 삼은 바 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재활용 고무 사용량 최대기준치를 넘었다는 의혹으로 금호타이어가 2011년 3∙15완후이 불량기업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특정 브랜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한국∙일본산 칫솔의 기준치 미달 의혹에 대해 지적했다.
해외기업이 잇따라 희생양이 되면서 3∙15 완후이 방송 때마다 단순한 영업활동 및 브랜드의 문제외에 정치 적 목적성도 함께 띠고 있다는 지적이 늘 제기돼 왔다.
지난 15일 방송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완후이(3∙15晚會) [사진=바이두] |
지난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극심했을 때도 롯데 삼성전자 등이 3∙15완후이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예상과는 다르게 나이키 무인양품 등만 언급하는 데 그쳤지만, 3∙15완후이의 정치적 리스크는 계속 제기됐다.
업계 에서는 올해 방송에서 해외기업이 표적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 “본격적인 미중 무역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의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유화적적 제스처를 보이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15일 방송 당일 오전 중국 당국은 전인대에서 시장 개방과 함께 외국인 투자 제한을 완화하는 외상투자법(외국인 투자법) 제정안을 정식 통과시켰다.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긴 했지만, 강제 기술이전 금지 등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해온 조항이 포함돼 있어 기대감을 모았다.
한편 올해 3∙15완후이 방송에서는 △라탸오(辣條, 매운쫀드기, 불량간식) △의료 폐기물 불법 유통 △은행카드 도용 등의 위험성이 언급됐다.
leem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