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마지막 TV토론회..황 즉답피한채 대세론 이어가
오 "빠져나가고 싶겠지만 안된다...계속 발목 잡힐 것"
김 "朴에게 신의받고 탄핵은 세모...이해 안 간다"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선거인단 모바일투표가 시작된 23일,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후보는 마지막 TV토론회에서 맞붙었다.
오 후보와 김 후보는 황 후보를 향해 전당대회가 진행되며 논란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 문제를 마지막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두 후보는 각각 황 후보에게 일반 국민 여론과 당원 여론 모두를 잡고 싶다고 어정쩡한 태도를 보여서는 전당대회 후 후폭풍에 시달릴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황 후보는 여전히 즉답을 피한 채 두루뭉술한 답변을 이어가며 당 내 대세론을 이어나가는 데 집중했다. 두 후보를 향해서도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정책 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를 앞둔 김진태(왼쪽부터), 오세훈, 황교안 당대표 후보자가 23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합동TV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2.23 |
◆ 오세훈 "뭐라 둘러대도 탄핵 부정..계속 발목잡힐 것"..여론조사·전관예우 문제도 제기
이날 MBN 중계로 진행된 한국당 전당대회 TV토론회 주도권 토론에서 오세훈 후보는 ‘확장성’을 키워드로 탄핵 문제를 다시 꺼내들었다.
오 후보는 황 후보에게 “탄핵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돈 안 받았다, 태블릿PC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절차, 내용, 증거가 다 문제라는 건데, 뭐라 둘러대도 결국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오 후보는 그러면서 “이것이 왜 확장성의 문제냐면, 보통의 탄핵 정서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총선까지 남은 1년, 탄핵에 대해 설득하는 시간밖에 안 돼 곤혹스러울 것이다. 탄핵에 대해 입장을 바꾸고 국민 속으로 들어갈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황 후보가 “우리가 싸울 대상이 안에 있냐, 밖에 있냐”고 되묻자, 오 후보는 “안팎에 다 있다”며 “국민 일반 정서와 멀어지면 무엇을 가지고 문 정권과 싸우겠냐”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가 “2년 내내 했다”고 즉답을 피하자 오 후보는 크게 한숨을 쉬며 “그러니 결론을 내야 한다. 정리가 돼야 미래로 간다”고 말했다.
황 후보가 “정리됐다”고 받아치자 오 후보는 “뭐가 정리됐냐, 어제 태블릿PC 조작설을 제기했다. 법원서 판결난 것”이고 반박했고, 황 후보는 “개별 사건을 확장할 수 없다. 여러 번 반복했다. 반복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소 격앙된 오 후보는 “이 국면에서 빠져나가고 싶은 모양인데 안 된다. 대표가 되면 이에 책임지고 밝혀내야 한다. 계속 발목 잡힌거라 입장 정리할 기회 주는 것”이라고 거듭 압박했지만 황 후보는 “오래 이야기했고, 앞으로 가자”고 끝냈다.
오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황 후보의 전관예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렸다. 특히 같은 법조인으로서 자신의 월급 액수를 공개하며, 황 후보와의 큰 차이를 강조했다.
오 후보는 “고검장 하고 나와 법무법인에서 17개월 동안 16억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며 청문회 때 논란이 있었다”며 “한 달에 1억원을 받으려면 법인에 2억~3억원을 벌어줘야 한다. 공직 때의 영향력으로 짐작하지만 따지지 않겠다”고 운을 뗐다.
오 후보는 이어 “나는 서울시장 사퇴하고 8년 됐는데 법무법인서 500만원을 받는다. 세금을 떼면 460만원인데, 내 경력이 (황 후보와) 그렇게 차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시 공직에 진출할 생각이 없다고 생각하고 ‘돈 벌겠다’ 이런 맘으로 로펌에 들어갔냐, 당당하게 그 액수를 받은 것이냐”고 따졌다.
황 후보는 이에 대해 “돈을 기준으로 택한 게 아니다. 돈 많이 받을 수 있는 사건 따라가지 않았다”며 “수임액수가 일반인 눈에 보기에는 과해졌는데, 절제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수익의 상당부분을 사회에 환원했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어제 오늘 보니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37% 대 22%로 내가 리드한다. 물론 당원 조사서는 황 후보가 앞선다”면서도 “여론조사가 이렇게 덧없는 것이다. 당 대표되면 지지율만 보고 가면 안 된다. 당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국민 마음을 얻는지를 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오 후보는 이어 “후보 두 명이 탄핵에 대해 그러한 입장을 견지하는 한 지지율 상승은 쉽지 않다. 이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정치를 시작했으니 중심잡기 바란다. 다만 원칙주의자라는 것은 이제 인정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는 “남보다 저를 보며 살아왔다. 이 부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여론조사 의존해 판단하지 않는다. 같은 시기에 나온 다른 결과도 많이 있다. 이 점도 참조하고 논쟁 정리하고 미래로 나가겠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를 앞둔 김진태(왼쪽부터), 오세훈, 황교안 당대표 후보자가 23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합동TV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2019.02.23 |
◆ 김진태 "좋게 말하면 신중이지만...朴에게 신의받고 '탄핵은 세모' 이해 안 간다"
김진태 후보는 황 후보를 향해 탄핵에 대한 불분명한 입장과 더불어 지각 입당 및 정치 초년생이라는 점을 약점으로 꼽아 공세를 이어갔다. 김 후보는 “늦게 오셨다. 좀 일찍 오지 왜 그랬냐”고 물었고, 황 후보는 “투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당 밖에서 노력했다”고 받했다.
이에 김 후보가 “고민 너무 많이 했다. 좋게 말하면 신중이지만 세모”라며 “그리 고민할 때 실질적으로 당에 무슨 도움을 줬냐. 토론 과정서 세모가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가 또한 “황 후보가 나오니 여권서 좋다고 한다. ‘황나땡’(황교안이 나오면 땡큐) 말까지 나온다”라고 지적하자 황 후보는 “황나킬이 맞을거다. 황이 나오면 다 킬할 것”이라고 받아쳤고, 김 후보는 “많이 들었나보다. 답변도 준비했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이어 “계속되는 공격에 노출될 거다. 탄핵에 대해 ‘세모’ 답을 들고 난세에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거냐. 박 전 대통령에게 미안하지 않냐”고 따졌고, 황 후보는 “잘 보좌하지 못해 늘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원론적인 답을 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원하는 답변이지만 탄핵에는 세모다. 신의에 맞지 않다”며 “여론을 의식했을 테니 짐작은 된다. 이해는 가지만 박 전 대통령 신의를 받고서, 개인적으로는 이해 안 간다. (탄핵) 아닌 건 아니다라고 왜 말을 못하냐”고 거듭 압박했다.
황 후보는 “이해가 정확히 됐으면 한다. 다른 길 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저의 가치관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한 길의 삶 살겠다”고 즉답을 피한채 반박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