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로 춘제 연휴 소비 매출 1조 위안 돌파
국내 관광객 수 증가율 한 자릿수로 떨어져
수입품 구매 급증, 먹거리는 전통음식 선호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이번 달 4~10일까지 이어진 중국 춘제(春節·중국 음력 설) 연휴가 끝난 후 '춘제 경제 데이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주일에 달하는 춘제 연휴는 중국인들이 일년 중 가장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시기로, 중국 소비 시장의 최대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간 소비 규모·품목·방식 등 데이터는 중국 소비자들의 향후 소비 심리와 동향, 시장 변화를 파악하는 중요한 참고 지수로 여겨진다.
올해 춘제 경제 데이터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춘제 연휴 기간의 소비 총액이다. 사상 최초로 춘제 연휴 기간 소비 규모가 1조 위안을 돌파했다. 중국 상무부의 집계에 따르면, 2월 4일부터 10일까지 중국 전국의 소매 및 요식업 매출이 1조 50억 위안(약 167조 원)에 달했다.
중국 유명 경제전문 매체 디이차이징(第1財經)은 10일 사설을 통해 중국 정부의 연이은 감세 정책이 춘제 소비를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체 소비 규모는 늘었지만 증가율은 둔화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올해 춘제 연휴 소매 및 요식업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8.5% 에 그쳐 상무부의 증가율 예상치 10%에는 못 미쳤다. 중국의 춘제 소비 규모 증가율은 2011년 이후 줄곧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베이징시 상무국이 베이징 지역 120개 중점 모니터링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연휴 첫날인 4일부터 6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4.9% 증가한 22억 40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소비 규모와 함께 주목을 받는 것은 소비 품목이다. 과거 춘제 기간에는 전통 설날 음식을 위주로 소비가 이뤄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실생활에 필요한 상품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수입제품의 소비가 크게 늘어났다.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京東)은 2019년 '녠훠(年貨 중국 설인 춘제를 쇨 때 사는 물건)' 상품 가운데, 수입제품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4%가 늘었다고 밝혔다.
'녠훠' 구매에선 수입품이 강세를 보였지만, '녠예판(年夜飯 설날 식구들이 모여 먹는 음식)' 소비에선 전통 음식이 인기를 끌었다.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연휴 기간 '라오쯔하오(老字號)'로 불리는 전통 음식점의 예약률이 급증했다. 배달음식 전문 업체 어러머도, 새해 전 '라오쯔하오' 음식의 배달 주문량이 폭증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유명 전통 간식 판매 업체인 훠궈쓰샤오츠(護國寺小吃)의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700%가 늘었고, 유명 중국식 떡과 케이크를 파는 다오샹춘(稻香村)의 주문량도 374%가 증가했다.
춘제 연휴 관광 동향도 매년 춘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는 사항이다. 긴 연휴 기간 국내외 여행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올해 춘제 기간에도 예년처럼 중국 전역의 관광지가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관광객 증가율은 10년래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중국 문화여유부의 추산에 따르면, 올해 춘제 연휴기간 중국 국내 관광객 수는 연인원 4억 1500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6% 늘었다. 관광수입은 5139억 위안으로 동기 대비 8.2%가 늘었다. 2018년 춘제 연휴 기간 중국 국내 관광객 수 증가율은 12.1%를 기록했었다.
올해 춘제 연휴기간 해외 여행에 나선 중국인 관광객은 7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2018년 같은 기간 중국인 해외 관광객 수는 650만 명 수준이었다. 국내 관광객 수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해외 여행객 증가 추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대형 여행사 씨트립이 자체 수요를 기반으로 정리한 수치에 따르면, 올해 춘제 기간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 여행 국가는 태국과 일본이었다. 그 밖에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호주, 필리핀 순으로 중국 관광객이 많았다. 올해 춘제 연휴 기간 동남아 지역 관광이 특히 인기를 끌어 눈길을 끌었다.
동남아시아 국가는 따듯한 날씨와 중국에서 가까운 거리 등 요인으로 춘제 해외여행 대상국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