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2번째 국정연설 내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을 깨고 하원의장의 소개 없이 연설에 들어갔으며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냉소 섞인 갈채를 보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6일 블룸버그통신과 USA투데이 등 주요 언론은 전날 국정연설 현장에서 벌어진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신경전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펠로시 의장은 단 한마디의 말도 없이 그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은 강하다”라는 전통적인 발언을 했을 때 펠로시 의장은 살짝 자신의 머리를 흔들면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에 펠로시 의장은 종종 대통령 연설문을 들여다보거나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정치와 우스꽝스러운 당파적 수사가 미국의 경제적 기적을 둔화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분명한 조소를 보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민주당이 탄성과 항의를 보내자 살짝 손을 들어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미국에서 화제가 된 펠로시 의장의 박수 장면[사진=로이터 뉴스핌] |
펠로시 의장의 제스처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그의 박수였다. 트럼프 대통령을 내려다보는 듯한 눈빛으로 손뼉을 치는 펠로시 의장의 모습은 인터넷상에서 F프 대통령을 내려다보는 듯한 눈빛으로 손뼉을 치는 펠로시 의장의 모습은 인터넷상에서 커다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장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반드시 복수와 저항, 응징의 정치를 거부하고 끝없는 협력과 타협, 공익의 가능성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 연출됐다. 펠로시 의장은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특이하게 팔을 뻗어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뒤를 돌아 펠로시 의장과 눈을 마주쳤을 때도 펠로시 의장이 여전히 손뼉을 치고 있었으며 능청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펠로시 의장의 박수가 커다란 화제로 떠올랐다. 이날 오전까지 펠로시 의장의 박수는 트위터에서 22만2000번 이상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의 전통으로 여겨지는 하원의장의 소개 없이 연설을 시작해 펠로시 의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폭스뉴스와 CBS 뉴스 등 주요 언론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이 자신을 소개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연설을 시작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국정연설 전에도 날 선 신경전을 벌여왔다.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 일시 중지) 사태 기간 중 펠로시 의장은 지난달 29일로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연기할 것을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연설을 강행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펠로시 의장의 요구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연설을 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이 자신의 국정연설을 막자 셧다운을 이유로 펠로시 의장의 아프가니스탄 순방 일정을 취소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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