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미투' 1년, 갈길 멀다…"심각한 2차 가해, 피해자보호 강화해야"

기사입력 : 2019년01월29일 13:49

최종수정 : 2019년01월29일 13:51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29일 국회서 '미투 1년' 평가·방향 제시하는 좌담회
서지현 검사 "피해자다움에 대한 요구가 피해자 괴롭혀"
미투 당사자들 "2차 가해 심각...피해 사례 듣기도 어려워"
전문가들 "형사사법 절차 피해자에 불리... 가해자 처벌 강화해야"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미투운동이 2년차에 접어들면서 그간 남긴 성과와 과제에 관심이 모인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폭로’ 이후 1년을 맞아 국회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은 “2차 가해가 피해자들을 더 고통스럽게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지현 검사는 29일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근적특별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미투 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은 손가락질하는 공동체 때문에 고통 받으며 죽어간다”고 아쉬워했다.

서 검사는 “평생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더라도 후배들이 더 이상 이런 일을 겪지 않으면 괜찮다 생각했지만 피해자로 또 공익제보자로 살면서 느낀 건 생명을 위협하는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미투를 하면 저를 업무능력에 문제가 있는 검사로 만들고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처럼 볼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대로 적중했다”며 “특히 이런 가해가 15년간 일해온 정의 수호 기관인 검찰과 법무부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져 왔다”고 비판했다.

또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은 피해자다움에 대한 요구”라며 “피해자는 누구보다 행복해져야 할 사람이다. 가해자야말로 가해자다움, 범죄자다움을 장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2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미투 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서 참가자들이 미투 운동 과정과 성과를 발표했다. 2019.01.29 zunii@newspim.com [사진=김준희 기자]

이번 좌담회는 지난해 1월 29일 서 검사의 미투 폭로 이후 1년을 평가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회로 문화예술계·스포츠계·학계 등 미투 운동이 쏟아졌던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성과와 과제를 발표했다.

문화예술계 대표로 참석한 연극배우 송원씨도 2차 가해로 인한 피해를 언급했다. 송씨는 지역 문화예술계의 폐쇄성을 지적하며 “제가 사는 전주에는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가해자에게 명예훼손으로 압박당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송씨는 “제 사례는 피해자도 여럿이고 사법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던 운이 좋았던 경우”라며 “지역 예술계는 기득권이 많지 않고 몇몇이 독점하는 구조라 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모든 단체들이 학연지연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 의원들이 잘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스포츠계를 대변한 젊은빙상인연대 부회장 권순천 코치는 “가해자보단 피해자에 집중되는 2차 가해는 어느 집단이건 똑같은 것 같다”며 “여러 피해자가 있지만 피해 사례를 듣기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특히 스포츠계는 피해를 폭로함과 동시에 운동을 그만둔 사례도 있고 2차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커 누구 하나 앞서 얘기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피해자 접촉에 한계를 많이 느끼는데 이런 부분은 국가가 좀 더 신경써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서지현 검사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법정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1.24 pangbin@newspim.com

지난해 11월 스쿨미투 집회를 기획했던 여학생을위한학교는없다 양지혜씨는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가 매우 시급하다”며 “스쿨미투 사건이 대부분 처리되지 않아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 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씨는 “교사가 학생 진로를 좌지우지하는 학교에서 외치는 스쿨미투는 사건이 아니라 구조에 대한 고발이었다”며 “사법처리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스쿨미투 특성상 입시경쟁 완화 등 학교 문화 바꿀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미투 1년의 성과로 사회 인식 변화와 형법 개정 등을 꼽았다. 김영순 미투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그간 성폭력 문제는 피해 당사자들의 문제로 생각했는데 미투 운동 이후 사회 전반의 문제라는 생각이 확대됐다”며 “고통 자체가 아니라 고통을 만드는 조건인 권력 자체에 질문하기 시작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투는 연대 정치를 보여줬고 사회 전체의 연대 가능성도 보여줬다”며 “각자도생 시대에 미투 운동은 전 사회적, 특히 여성들의 뛰어난 연대였다”고 정리했다.

미투 포스트잇. 2018.05.03. sunjay@newspim.com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사실 여성들의 피해 말하기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제야 듣는 사람들의 귀가 좀 열렸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피해자들이 피해자다움을 요구받고 형사사법 절차에서 2차 피해를 받고 있는 게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 소장은 “가해자들의 반격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명예훼손이나 무고죄 역고소는 물론 피해자와 합의가 안 되니 상담소에 기부금을 내고 이걸 감경요인으로 이용하는 것도 봤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0개 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상담은 18만여건이다. 이 가운데 실질적인 성폭력 피해 사례만 11만여견이다. 이 소장은 “제가 두려운 건 사람들이 ‘괜히 상담했다’ ‘괜히 형사사법 절차를 밟았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사법부에서 남성중심사회의 가해자 중심 사고를 돌아보고 피해자 목소리가 반영된 객관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형법 전문가인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동의 간음죄’ 신설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성폭력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모든 성적인 행동들을 말한다”며 “비동의간음죄 신설과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폭력에 대해 근본적인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연예술계 위드유 집회에서 한 참석자가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김준희 기자>

이 교수는 또 신상캐기 등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정보 유포를 엄격하게 처벌하는 등 피해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폭력 예방교육과 관련해선 현행 행동 통제 방식에서 인권 교육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법부인 국회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미투 운동 이후 지난 1년 동안 국회에선 관련 법안만 145건 이상이 발의됐다. 이 교수는 “중요한 건 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가”이다 “실제 성과로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zuni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사진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